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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했던 철강 4분기…'중국 리오프닝 수혜 볼까'

  • 2023.03.02(목) 17:07

한신평 "중국 효과 예상보다 약할 수도"

국내 주요 철강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적자로 돌아섰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수익성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업황 부진이다.

철강 업계는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 중이다. 중국이 조만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기대와 달리 수혜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분기, 일제히 부진

/그래픽=비즈워치

포스코홀딩스 철강 사업 부문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5조11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2%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71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영업적자 주요 원인은 태풍 피해로 인한 포항 제철소의 가동 중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태풍으로 인한 영업손실 규모를 1조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원인을 자연재해라고만 볼 수는 없다. 태풍 피해가 없던 해외철강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하면서다. 포스코홀딩스의 해외철강 사업부문은 지난 4분기 16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4분기 275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 건 11개 분기(2020년 1분기, 영업손실 297억원)만이다. 이 기간 매출은 5조98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했다. 

현대제철도 업황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을 수익성 악화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의 지난 4분기 철강 생산량은 337만톤(t)으로 전년동기대비 27.7% 급감했다. 건설, 가전 등 전방 산업의 부진으로 철강 생산이 감소한 탓이다. 노조 파업 장기화도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실적발표 당시 "시황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고 노조 파업도 영향을 줬다"며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의 영업이익도 부진했다. 이 회사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9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2%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은 2조3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 감소했다.

가전제품의 수요 둔화가 가장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다. 동국제강은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컬러강판(냉연)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가전 수요가 감소했고 실적에 타격을 줬다. 

최성기 동국제강 재무팀장은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통해 "봉형강은 건설업황 부진, 냉연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내구재 소비 위축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다만 후판은 조선 사업 호조로 판매량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강관을 제조하는 세아제강도 지난 4분기 영업이익 3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4.6% 감소했다. 특수강을 제조하는 세아베스틸지주의 이 기간 영업이익은 396억원으로 5.3% 감소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요인과 코로나 지속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수요 산업의 동반 부진 영향이 4분기 실적 감소의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료가 뛴 것도 한몫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당 최대 16.6원 인상했다. 전기료 인상은 매출원가 증가로 이어져 영업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산업용 전기료 인상으로 인해 매출원가가 기존 대비 10~15% 증가한 것으로 본다"며 "전기로 사업을 하는 철강업계의 타격이 더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에 큰 기대"

/사진=현대제철 제공

지난 4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철강 업계는 현재 중국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 방역 규제를 완화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가 당분간 침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 회복으로 철강업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현재 중국에 큰 기대를 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정책들을 발표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은 그간 침체됐던 경기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지수는 52.6으로 2012년 4월(5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일 경우 수축을 의미한다. 

안희수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원재료가의 상승과 중국의 부동산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수요 회복에 대한 뚜렷한 확신은 없었지만 중국 PMI 지수가 수요 회복을 확인시켜 주는 중"이라며 "더불어 중국, 미국 거대 철강 소비국에서 철강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의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철강업계가 반사 이익을 누리기 위해선 중국의 건설업이 본격 회복해야하는데 아직까지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국 철강수요가 상당부부 집중된 건설경기는 건설투자 및 착공면적 감소세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중국 건설시장 불황 지속으로 (철강) 수요 개선 효과가 예상보다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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