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 갤럭시워치6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삼성 헬스' 성능 개선에 한창이다. 건강한 생활 습관의 4대 지표 중 하나인 '수면'을 미래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았다. 수면 중 다양한 센서를 활용,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장기적으로는 갤럭시워치뿐 아니라 여러 스마트기기를 연동해 건강 관리에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전세계 6400만명 '건강 지킴이'
혼 팍(Hon Pak)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 상무는 2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에서 "앞으로 갤럭시워치 중심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특히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시작점으로, 수면 기능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 출시한 삼성 헬스는 전 세계 6400만명이 사용하는 건강 관리 앱이다. 출시 당시 간단한 피트니스 트래킹 지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5년 수면의 중요성을 고려해 관련 기능이 처음 탑재됐다. 2018년에는 사용자의 손목에서 항상 함께하는 갤럭시워치를 중심으로 헬스 전략이 개편됐다.
이후 2020년 혈압, 심전도 등 다양한 건강 관련 기능이 추가됐고 2021년 갤럭시워치에 '바이오액티브센서'를 탑재하며 전문적인 건강 지표 측정이 가능해졌다. 바이오액티브센서는 △광학심박센서(PPG) △전기심박센서(ECG)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센서(BIA) 등 3개의 센서를 통합한 칩셋이다. 이를 통해 수면 사이클을 파악하고 수면 깊이를 분석하며, 혈압·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삼성 헬스의 미래 전략 중 하나를 '수면 기능'으로 꼽았다. 양질의 수면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필수적이며 건강 전반과 연결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혼 팍 상무는 "수면 시간 동안에는 심박, 혈압, 산소 포화도, 체온 등 다양한 지표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건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며 "수면을 통해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리스크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면서 갤럭시워치 사용자 중 매주 1회 이상 수면을 측정한 사용자가 지난해 대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갤럭시워치 전체 사용자 중 절반이 매주 수면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40%는 최소 주 3회 이상 꾸준히 수면 기능을 사용해 자신의 수면 건강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현재 수면 측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기는 갤럭시워치다. 혼 팍 상무는 "삼성 헬스가 갤럭시의 혁신 기술과 사용자의 건강을 연결하는 허브로 발전하고 있다"며 "혈압, 심전도, 여성 생리 주기 등 다양한 기능이 업데이트되고 있고 하반기 출시될 새로운 갤럭시워치의 추가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은 보다 강력한 건강 관리 기능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까지 건강 관리에 활용
올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워치6에서는 수면 결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UX(사용자경험)를 직관적으로 개편하고 더 다양한 수면 지표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수면 측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수면 개선을 위해 맞춤형 수면 코칭도 제공한다. 사용자가 일상에서 쉽게 따를 수 있는 수면 가이드와 팁을 알려주고, 동기부여를 위해 결과 분석과 응원 메시지를 지속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누적된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8가지 수면 동물 유형 중 본인에게 맞는 동물 유형도 추천해 준다. 사자, 고슴도치, 펭귄 등 8가지 동물 유형은 의료 업계에서 정의하는 각각 동물의 기본적인 특성과 수면의 세 가지 요소, 수면 압박, 각성, 생체 리듬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수면의 시간과 규칙성은 좋으나, 자주 깨는 사용자는 '걱정 많은 펭귄'으로 분류한다. 자신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수면 중에도 각성 상태를 유지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펭귄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혼 팍 상무는 "수면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주더라도 사용자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실천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동물로 개인 맞춤화해 표현하면 더 공감이 돼 실천을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 등 모바일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과 연계하는 '삼성 스마트싱스' 솔루션을 삼성 헬스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갤럭시워치가 사용자가 잠이 든 시점을 인식하면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조명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침실 커튼이 닫히는 등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수면 환경이 조성되는 식이다.
이는 웨어러블 기기의 측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혼 팍 상무는 "웨어러블 기반 수면 탐지는 착용 위치 한계 때문에 분명히 제약이 있다"며 "삼성은 측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멀티 디바이스 경험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서비스가 더 고도화되면 유료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현재 삼성 헬스는 무료지만 프리미엄 모델을 타진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예측력이 높아지면 서비스를 구독하는 형태로 유료화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 헬스를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디바이스의 데이터 소유는 사용자"라며 "갤럭시 사용자의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책에서 벗어난 데이터 활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