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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 끝 보인다…2분기 바닥론 속 경계론도 나와

  • 2023.06.05(월) 17:08

3분기부터 회복세 유력 전망…업황 반등 기대
산업硏 "하반기도 비슷한 흐름, AI 수요도 의문"

/그래픽=비즈워치

K반도체 실적이 2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선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회복 국면에 진입, 4분기 반등할 것이란 진단이다.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를 이끌 촉매로는 ‘감산’과 ‘인공지능(AI)’이 꼽힌다. 3분기부터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다 AI 열풍으로 반도체 및 서버 수요가 살아나 업황이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반등을 이끌 한 요소인 AI용 반도체 수요예측이 과장됐을 수 있다는 경계심도 나온다. 

"2분기 바닥 찍다"

반도체 기업 분기별 예상 영업이익./그래픽=비즈워치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5%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실적(6402억원)보다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마주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조2222억원의 영업손실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감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까닭은 반도체 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지난 4월 19.9% 급락한 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해당 제품 평균 가격은 전월보다 3.45% 하락한 1.4달러다. 낙폭은 줄었으나 전년 동월(3.35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문다. 이는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다만 3분기부터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68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66.1% 줄어든 수치지만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하고, 4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5조2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2조4187억원, 4분기 1조4182억원의 영업손실이 예고된다. 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를 각 1조원씩 줄일 것이란 진단이다. 

“3분기 감산효과 본격, AI도 수요 이끌 것”

증권가는 감산을 통한 공급 축소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감산 효과가 4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난 4~5월부터 감산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경우 공급 축소 효과가 오는 8~9월 수급에 본격 반영된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2년 11~12월 감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공급 축소 효과가 2분기부터 이미 반영되고 있다”며 “3분기 이후부터 뚜렷한 수요 증가가 없다고 해도 공급 축소 효과만으로도 반도체 수급은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4분기부터 글로벌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감산 효과가 수급에 반영되는 가운데 출하증가 효과로 D램 등 가격이 상승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D램 공급량이 2Gb(기가비트) 칩 환산 기준 1043억6200만개로 총 수요(1054억1900만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냈는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챗GPT 이후 관심이 폭증한 AI가 전 세계 반도체를 일깨우고 있다”며 “AI 산업의 본격 태동에 따라 서버의 메모리칩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다면 하반기 반도체 업황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탄력적인 회복을 보일 확률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계심도 가져야"

일각에선 반도체 업계의 회복 속도가 예상을 밑돌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진정 여부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소비심리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 상반기 경 반등세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전문연구원은 “현재 바닥을 지나고 있는 반도체 업황은 반등할 동력이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AI 반도체 연구는 과거부터 계속 진행돼왔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의 반도체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 붐이 된 AI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대폭 오를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또 “AI 반도체가 더욱 활성화돼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환경이 되면 좋은데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며 “일단 내년 상반기 중 러-우 전쟁 장기화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무뎌질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량도 줄어들어 반등 시점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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