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주가가 지난 30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도 약 한 달 반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 시장 수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AI 시장 성장에 따른 반도체 업계의 수혜가 막연한 기대에서 현실로 바뀌었다"면서 "경기회복 신호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엔비디아의 2분기 가이던스와 하반기 강세지속 전망이 나왔고, AI 관련 빅테크 업체들의 주가급등과 관련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 역시 빠르게 상승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특히 최근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D램, 낸드플래시 대비 높은 가격으로 반도체 업계에 불황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HBM에 대한 수요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HBM 상위 제품으로 갈수록 공급보다 수요 성장이 가팔라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이는 수주형 비즈니스로의 전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는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과 감산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하반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돼 재고평가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실적은 이미 저점을 지났고 4분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반등해 내년 1분기 들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설비투자를 줄이고 5세대 D램인 DDR5로의 공정 전환이 가속화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2024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러한 전망과 함께 SK증권은 31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 목표주가는 8만원에서 9만원으로 높였다. SK하이닉스 투자의견도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