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업계에서 예상했던대로 전 모델에 기존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 충전 단자가 모두 도입됐다.
아이폰15 시리즈 전체에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을 도입, 'M자 탈모'를 연상시키며 비난받았던 노치 디자인도 완전히 사라졌다. 또 지난해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며 가격 인상 우려를 불식시켰다.
스마트폰의 진화…최초 '3나노칩' 탑재
애플은 1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파크에서 행사를 열고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번 신작 역시 애플 특기인 '급 나누기'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업계 최초의 3nm(나노미터) 칩인 A17 프로를 탑재했다.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은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에 탑재된 A16 바이오닉이 적용됐다.
애플은 A17 프로에 대해 '애플 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재설계를 비롯해 칩 전체를 크게 개선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애플에 따르면 이번 프로세서의 GPU는 새로운 6코어 디자인으로 최대 20%, CPU(중앙처리장치)는 마이크로 아키텍처와 디자인 개선으로 최대 10% 빨라졌다.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는 작년 프로급에 탑재됐던 A16 바이오닉이 탑재된 대신 전면 디스플레이에 카메라 모듈 부분을 여러 모양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구현한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작년 프로급 모델에만 탑재됐던 기능이다.
급 나누기 계속된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최초로 USB-C 충전단자를 적용했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24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자기기에 USB-C를 의무화하도록 한 데 따른 결정이다.
그러면서도 일반과 프로급에 차이를 뒀다. 일반 모델에는 USB 2 규격, 프로 모델에는 USB 3 규격을 적용했다. USB 3는 USB 2에 비해 전송 속도가 최대 20배 빠르고, 영상 출력을 최대 4K의 초당 60프레임 HDR까지 지원한다.
작년 프로급 모델에 처음으로 적용했던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는 올해도 프로급에만 적용됐다. AOD는 화면을 껐을 때도 화면에 날짜, 시간, 배터리 잔량, 알림 등이 계속 표시되는 기능이다. '프로모션' 기술이라고 명명한 120Hz(헤르츠) 주사율(1초에 화면이 몇 번 바뀌는지 나타내는 수치)도 프로급 모델에만 탑재됐다.
소재 역시 프로급 라인업에만 티타늄을 적용했다. 이번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에 적용된 티타늄 소재는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항공우주 등급의 티타늄이다. 덕분에 프로 모델의 무게는 전작 206g에서 187g으로, 프로 맥스는 240g에서 221g으로 감소했다. 다만 제품 두께는 두 모델 모두 7.85mm에서 8.25mm로 늘어났다.
제품 왼편 가장자리에 있는 동작 버튼도 프로 라인업만 변경했다. 이전까지 동작 버튼은 소리 모드와 무음 모드를 설정하는 기능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은 이를 버튼으로 바꿔 △카메라 △손전등 △음성메모 △집중모드 등 옵션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더 쓸 만해진 카메라
카메라 기능은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이 모두 향상됐다. 먼저 일반·플러스 모델의 경우 기본 카메라가 1200만 화소에서 4800만 화소로 개선됐다. 아이폰15 일반·플러스 모델은 2배, 프로는 3배, 프로 맥스는 5배의 망원 카메라가 탑재돼 줌 기능도 좋아졌다.
인물사진 모드도 활용도가 높아졌다. 사용자가 인물 사진 모드로 전환하지 않아도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바뀌었다. 예를 들어 프레임 내에 사람이 있으면, 아이폰이 자동으로 사진에 심도 정보를 저장해주기 때문에 나중에 사진 앱에서 인물 사진으로 바꿀 수 있다.
기본적인 프로세서에서 나오는 카메라 성능의 차이는 있다. 프로급 모델의 경우 A17 프로 칩 덕에 프로급 렌즈 7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성능을 낸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프로급 라인업의 기본 카메라는 24mm, 28mm, 35mm의 인기 있는 세 가지 초점 거리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이를 원하는 옵션대로 변경해 그 옵션을 기본 초점 거리로 설정할 수 있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아이폰 프로 라인업은 애플 최고의 디자인과 업계 최초의 혁신으로 사용자들의 일상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는 동시에 창의성을 한껏 발휘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부품값 인상과 티타늄 소재 변경 등에 따라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애플은 전 제품의 출고가를 동결했다. 아이폰15는 120만원대, 아이폰15 플러스는 130만원대, 아이폰15 프로는 150만원대, 아이폰15 프로 맥스는 190만원대다. 저장 용량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다.
다만 이번에도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40개 이상의 국가에서는 오는 15일부터 사전 주문이 가능하다. 또 마카오,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 17개 국가에서는 오는 29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