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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성전자, '삼성월렛'으로 MZ 파고들까

  • 2024.04.02(화) 16:50

아이폰 선호 뚜렷한 1020 맞춤형 프로모션 시동
연령대별 스마트폰 브랜드 양분화 완화 전략

삼성월렛에 실물 신분증과 똑같은 법적 효력이 있는 모바일 신분증인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이 탑재된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근 자사의 간편 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에 모바일 신분증을 탑재하고 명칭도 '삼성월렛'으로 변경하겠다고 알렸는데요. 이제 삼성월렛에 탑재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 등 모바일 신분증은 실물 신분증과 똑같은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소비자경험)사업부 사장은 "삼성월렛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개시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지갑 없는 사회로의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이번 모바일 신분증 탑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삼성월렛을 모바일 결제를 넘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는 종합 전자지갑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복안인데요.

1020 젊은 층 잡을 비결은

현재 삼성월렛은 모바일 결제와 ATM 사용을 비롯해 △티켓 △멤버십 △쿠폰 △디지털 키 △모바일 신분증 △탑승권 △디지털 자산 △전자증명서 발급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단순 결제 시스템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죠.

뿐만 아니라 삼성월렛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바꿀 수단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삼성월렛 명칭 변경과 함께 이달부터는 1020세대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을 시작했는데요. 삼성월렛의 여러 기능 중 1020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기능과 관련 있는 금융서비스·편의점·식음료 등 업종과 협업해 다양한 혜택을 마련한 것이죠. 삼성월렛에서 '삼성페이 충전카드'를 신규 발급한 만 14세 이상 만 19세 이하의 고객에게 5000원을 즉시 충전해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월렛의 1020세대를 위한 차별화된 장점을 보다 많은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모바일 라이프에 익숙한 1020세대를 위해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죠.

학생들이 CU 편의점에서 삼성월렛으로 멤버십을 적립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에 앞서 작년 삼성전자는 실물 국제학생증을 당시 삼성페이에 등록한 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고요. 지난해 5월에는 편의점 CU와 협업해 1020세대가 선호하는 CU편의점 상품 20종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사용 편의성을 앞세워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한국 젊은 층의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연령대별 스마트폰 사용 패턴이 극명하게 나뉜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거죠.

실제 지난해 대학 생활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개발사 비누랩스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이 '올드한' 이미지라는 답변은 34% 수준이었는데요. 이에 비해 '트렌디한(89%)', '세련된(88%)' 이미지라는 결과를 얻은 애플과는 비교되는 대목이죠.

/그래픽=비즈워치

또 최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49세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의 브랜드 이미지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연령층일수록 갤럭시 사용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저연령층은 아이폰 사용 비중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죠.

또 고연련층 다수는 앞으로도 갤럭시를, 저연령층은 아이폰을 계속 쓸 것이라 답했고요. 전체 응답자의 절반(49.7%)가량이 향후 젊은 층과 중장년층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연령별 스마트폰 선호 기종이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죠.

다시 오른 1위…기회 잡을까

최근 시장의 흐름은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기울고 있는 듯합니다. 올 초 공개한 AI(인공지능)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의 흥행 덕분인데요.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3년 만에 1위를 놓친 바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점유율은 19.4%로 애플(20.1%)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연간 스마트폰 1위를 뺏긴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었죠.

하지만 갤럭시S24 시리즈를 필두로 삼성전자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952만 대로 애플(1741만 대)을 앞섰습니다. 아이폰15가 출시된 지난해 9월부터 판매량 기준으로 애플에 1위를 내줬다가, 5개월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죠.

경쟁사인 애플에 닥친 악재도 삼성전자에게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현재 애플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당한 상태입니다. 그간 애플이 장점으로 강조해 온 폐쇄적인 디지털 생태계가 시장의 경쟁을 저하하는 불법적인 독점이라는 지적에 휩싸인 건데요. 여기 더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도 지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애플이 앱스토어 관련 조사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시장 지배력을 높일 타이밍인 것이죠.  

/그래픽=비즈워치

엠브레인은 "저연령층을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향후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앞으로 삼성월렛이 갤럭시 스마트폰에 새롭게 더해지는 각종 AI 기능과 함께 국내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무기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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