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앱 지갑 플랫폼인 '삼성 월렛'의 브랜드를 국내외 2가지로 운영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지난 6월 전 세계적으로 '삼성 월렛'을 선보였지만, 이미 브랜드가 대중화된 국내에선 '삼성페이'를 그대로 쓰기로 하면서다.
'삼성 월렛'은 지난 6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생체 인식 기반의 보안 솔루션 '삼성패스'를 통합해 출시한 서비스다. 손가락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접촉하는 스와이프 방식으로 신용 카드, 디지털 키, 항공권, 운전면허증, 학생증 등을 손쉽게 쓸 수 있다. 출시 초기 한국,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먼저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까지 13개국으로 '삼성 월렛' 서비스 지역을 추가할 예정이다. 추가 지역은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바레인, UAE, 오만, 카타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 등이다.
삼성전자가 삼성 월렛'의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이유는 시장이 급성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애플페이의 전세계 연간 결제액은 6조 달러 이상으로, 1위 비자를 뒤따르고 있다. 삼성페이의 거래 규모는 200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전자가 국내에선 '삼성 월렛' 대신 '삼성페이'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국내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2019년 국내 누적 결제 금액 40조원, 가입자 수 14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삼성페이는 '삼페'로 불리며 강력한 브랜드를 형성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사용자들 사이에선 '통화 중 녹음 기능'과 함께 '삼페' 때문에 '삼성 폰'을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세계적으로 '삼성 월렛'을 출시했지만 국내에선 '삼성페이' 브랜드를 버리기 쉽지 않은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삼성월렛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국내에서 삼성페이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아 계속 쓰자는 내부 의견이 수용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