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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벼랑 끝 배터리 살릴 '깜짝 합병' 카드 꺼내나

  • 2024.06.20(목) 15:30

중간지주사 SK이노·SK E&S 합병 임박
자산총액 8위, 거대 에너지 기업 출범설 
최재원 수석부회장 진두지휘 가능성

/그래픽=비즈치

SK그룹 내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궁극적으로 SK온의 막힌 자금 물꼬를 트고, 배터리 사업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시나리오로 읽힌다. 

사실 배터리 기사회생을 위한 '합병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초 알려진 합병설은 SK이노베이션의 두 자회사인 SK온과 SK엔무브 간 얘기였다. 실제 해당 합병방안이 검토됐으나 과정 중 SK엔무브 기존 재무적 투자자가 비교적 비싼 값을 불러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다.

배터리 만년 적자지만…'투자·IPO 늦출 수 없어'

20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추진될 방침이다. SK그룹은 오는 28~29일 그룹 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두 회사 간 합병 계획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주사 ㈜SK는 그룹 중간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최대주주다. ㈜SK는 이들 지분 36%, 90% 이상을 보유 중이다. 때문에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실상 합병이 결정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어 내달 중순 각사 이사회와 임시주총을 소집해 합병을 결의,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다. 만일 두 회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자산총액은 106조원에 달한다. 이는 재계 순위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SK온 실적 및 재무관련 주요지표./그래픽=비즈워치

재계는 '배터리 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 조치'로 보고 있다. SK온이 만년 적자이지만 장기적 관점서 배터리 사업의 비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그룹 측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SK온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 창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3년간 SK온에 투입된 투자비만 20조원,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금도 7조5000억원인데 투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SK온은 금융비용(차입금의 이자부담)으로 약 5000억원을 부담했다.

아울러 시장에 언급한 SK온 기업공개(IPO) 시점이 2026년임에도 기업가치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각선 수년간 이어질 전기차 캐즘현상과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급성장 등을 감안해 IPO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느 경우든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 부채 변화./그래픽=비즈워치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SK온에 매해 조단위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도 하락한 바 있다.

반면 SK E&S는 그룹 내 알짜회사로 꼽힌다. SK E&S는 2022년 영업이익으로 1조711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3317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중간지주사 간 합병 이후 SK온과 SK E&S 발전 자회사 간 추가 합병도 거론된다.

이번 SK E&S와의 합병설을 놓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핀셋 인사'엔 이유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동, 동시에 기존 맡고 있던 SK E&S 수석부회장도 겸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그가 그룹의 그린·에너지 부문을 총괄하는 자리에 앉은 만큼 큰 폭의 사업 조정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이는 재계 내 'SK이노베이션-SK E&S 간 합병이 유력하다'는 중론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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