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뉴진스 하니(하니 팜)와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의 잇단 노동자 사망사고에 국감장에 불려온 그가 처신에 맞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다.
하니 긴장해 셀카 찍은 정 사장
지난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감에 정 사장은 조선소 내 원·하청 노동자 5명이 숨진 중대재해 사망사고에 대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하니는 국정 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정 사장 뒷좌석에 앉았고, 정 사장은 하니와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하니는 정 사장의 셀프 카메라(셀카) 의도를 파악하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날 김태선 의원은 "아까 하니와 셀카 찍으셨더라고요"라고 물었고 정 사장은 "하니가 굉장히 긴장을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셀카를 찍으셨냐"며 "회사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셀카를 찍고, 웃음이 나오냐"고 말했다.
그는 "어떤 태도로 국감장에 임하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증인으로 나온 대표는 그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며 "(사망 사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의 표정이라고 도저히 느껴지지 않았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정 사장은 "죄송하다"며 "진짜로 그런 의도가 있어(그런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정 사장 질의 후 "정인섭 대표로서는 저희가 당부하고 싶은 대답을 전혀 지 못했다"며 "책임 있는 김동관 부회장을 증인 채택하는 게 어떨까 제안 드리고, 이번 주 내에 (양당 간사가) 협의를 해 꼭 채택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전대책과 개선 사항 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정 사장은 "꼼꼼히 챙기겠다", "개선되고 있다" 등의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한화오션 "깊이 사과"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 과정에서 정 사장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2022년 한화에너지 사장직을 내놓고 한화오션 인수 과정을 집중적으로 맡았다.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거친 뒤 올해 4월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으로 선임됐다.
이 사실을 접한 한화오션 근로자 A씨는 비즈워치와의 통화에서 "야드가 한순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하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한화오션은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 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의원님들의 지적과 질책을 달게 받고 반성과 사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국정감사에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국회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