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에 올해 들어서 4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 사측 최고 경영진이 증인으로 참석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부 의원은 국감에 한화오션 경영진을 불러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업인을 무리하게 국감장에 부른다는 지적과 증인에 채택되더라도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출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지난 9일 21시 58분경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근무하던 협력업체 소속 관철 설치 반장 ㄱ씨(40대)는 4번 플로팅 도크(부유식 작업장)에 올려진 4375호선 위에서 라싱브리지(해상크레인 사용) 탑재 작업을 진행하던 중 4번 홀드 우현 약 32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ㄱ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대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라싱브리지는 대형 컨테이너선에서 다단 적재를 수월하게 해주며, 운반 시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과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에 의한 컨테이너 쏠림을 방지하는 구조물이다.
노동계는 사고 선박에 추락을 막기 위한 그물망이 약 1m 높이로 선박 양쪽에 설치돼 있었지만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 통영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안전벨트와 연결된 고리를 선박 구조물에 걸어야 추락을 방지하는데 이 부분이 제대로 돼 있었는지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올해만 4번째다. △1월 12일 선박 제조공장 내 폭발사고로 인한 사망 사고 △1월 24일 접안시설 안벽에서 잠수작업 중 사망 사고 △8월 20일 선박 엔진룸 온열질환 추정 사망 사고 등이다.
한화오션에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국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대 산업재해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고 잇단 사망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고 더 이상 인명피해가 없도록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필요시 한화오션 최고 경영진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인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한화오션에서만 올해 4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는데, 이렇게 사망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그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산업재해사고는 훨씬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한화오션은 노동자들의 사망에 대해 책임지고, 조선업 노동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국감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감 증인으로는 최고 경영진들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국회가 한화 경영진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더라도 실제 국감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기업인을 국감에 불러 망신주기에 그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고 증인에 채택된 경영인이 해외 출장, 건강 등의 이유로 불참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한화오션은 '대표이사 및 임직원 일동' 명의의 사과문을 곧바로 발표했다.
회사 측은 사과문에서 "올 들어 안타까운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한 이후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던 상황에서 또 생명을 잃어버린 사고가 발생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기 위해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 임해 빠른 시일 내에 사고 원인이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