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를 켰다.
조선·엔진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물량 비중이 고루 늘면서 산하 조선 자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호조세를 이어 나간 데 따른 것이다.
슈퍼 호황에 비수기도 옛말 됐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9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24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6%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64억원으로 49% 줄었으나 1~3분기 누계실적으로 따져보면 1년 전보다 21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3분기는 조선업계의 비수기로 여겨진다. 7월 말에서 8월 초 조선소가 약 2주가량 문을 닫는 여름휴가 기간이 있어 조업일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 확대와 생산성 향상을 꼽았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강재호 HD한국조선해양 전략마케팅부문장은 "글로벌 발주 호조를 바탕으로 조선 3사 수주량은 합계 168억 달러를 기록했고 이미 전체 수주 목표인 121억 달러를 초과달성하면서 3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조선가 지수가 180포인트 이상으로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다"며 "당분간 신조선가의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계열사 흑자 행진
특히 주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매출 3조6092억원, 영업이익 2061억원을 거두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1497.7%나 뛰었다.
HD현대삼호는 매출 1조6435억원, 영업이익 1776억원을, HD현대미포는 매출 1조776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분위기에 기여했다.
이와 함께 올해 7월 공식 출범한 선박 엔진 계열사인 HD현대마린엔진은 매출 527억원과 영업이익 54억원을, 태양광 계열사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 1006억원과 영업이익 34억원을 거뒀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조선 부문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어난 5조3226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06.4% 증가한 3782억원으로 집계됐다.
엔진·기계 부문은 물량 증가와 HD현대마린엔진 연결 편입 이후의 실적이 반영돼 44.3% 늘어난 8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엔진 비중이 확대된 영향으로 33.2% 증가한 1024억원을 나타냈다.
해양플랜트 부문도 물량 증대에 따라 매출 1835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거뒀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선박 물량 증가, 엔진 수익성 호조 등으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고도화,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