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GS가 약 500억원을 투자한 전기차 충전기 회사 하이비차저에서 손을 뗀다. 2022년 인수합병(M&A)를 통해 하이비차저를 인수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고개를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LG전자는 ES(에코설루션)사업본부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된다. 전기차 캐즘으로 충전소 시장의 성장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진 가운데 가격 경쟁은 치열해지면서다.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22년이다. 당시 LG전자는 GS와 함께 하이비차저(옛 애플망고)를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LG전자 60억원, GS 34억원, GS네오텍 6억원 등 총 100억원이었다. 인수 직후 하이비차저 유상증자에 LG전자·GS·GS네오텍은 각각 246억원, 124억원, 29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인수대금과 증자금을 합쳐 총 499억원 투자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하이비차저 지분구조는 LG전자 60%, GS 34%, GS네오텍 6% 등이다. LG전자가 사업 주도권을 잡고, GS는 지분투자로 동업에 나선 모양이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이비차저 작년 매출은 106억원으로 2023년보다 80%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2023년 70억원에서 지난해 72억원으로 확대됐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작년 말 결손금은 146억원에 이르렀고,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하이비차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는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의견거절'을 통보했다.
GS는 지난해 하이비차저에 대해 투자금액인 152억원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미래 수익을 기대했던 자산이 이익을 내지 못하자 손실로 처리했다는 의미다. LG전자도 이번에 하이비차저 청산을 공식화하면서, 투자원금인 306억원에 대해 손상차손을 처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경쟁사도 처지는 비슷하다. SK일렉링크 작년 매출은 5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023년 145억원에서 지난해 181억원으로 확대됐다. 결손금은 348억원에 이른다. 롯데 계열의 이브이시스 작년 매출은 886억원으로 일년전보다 10% 늘었지만 작년 영업손실은 133억원으로 2023년(26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손을 떼면서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HVAC 등 시장은 최근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 직원들은 사내 다른 부서에 전환 배치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전반적인 캐즘 영향과 경쟁 심화 등으로 LG전자가 선제적으로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접었다"며 "기존에 잘하던 부분에 집중을 하려는 전략적 리밸런싱 차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