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교환사채(EB)를 다시 발행할 수 있게 됐다. 2대 주주인 트러스톤 자산운용 측이 제기했던 EB 발행 중단 가처분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다.
재계에서는 이번 법원의 판단이 개정된 상법이 요구하는 이사의 충실의무에 해당하는 '주주'의 범위에 대한 실마리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나 이사회가 '일부 주주'에게 손해를 미칠지언정 '전체 주주'의 이득이 되는 방향의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개정된 상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 근거가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2건의 EB발행 가처분 사건을 기각하기로 결정, 이에 대한 결정문을 태광산업과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에 송달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 EB를 발행하기로 했지만,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이 이를 막아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EB 발행이 '회사' 뿐만 아니라 '주주'의 이익을 해친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은 '주주'의 이익을 해친다고 주장하는 2차 가처분 등의 절차를 통해 EB 발행으로 자사주가 정리되면 기존 주주의 의결권이 희석되는 데다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상법 개정안에 이사 충실의무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된 점을 노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태광산업 측은 EB 발행은 신사업 진출을 위한 주요 자금조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데다가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단기간에는 주가 하락 등이 나타날 수는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회사가 수익성을 확보하면 주가는 회복될 수 있다는 논리다.
태광 측은 상법개정안에서 말하는 '주주'는 '일부 주주'라기 보다는 '전체 주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봤다. 상법 개정안이 개별 주주의 선호를 하나하나 살피는 게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을 살피자는 취지가 더 강하다는 거였다. 아울러 신사업 진출과 같은 경영행위는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태광산업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법 개정안에서 정의하는 '주주' 범주에 대한 태광 측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다. 개별 주주가 아닌 주주 전체의 입장에서 상법개정안을 해석한 만큼, 그간 우려됐던 상법 개정안의 부작용이 일부 해소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으로 소액 주주들의 '소송 남발'로 인해 제대로 된 경영활동이 어려워질 거란 주장이 있었는데, 주주에 대한 범주를 해석하면서 이와 같은 우려를 일단 불식시켰다는 해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상법 개정안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본다. 주주 전체에 대한 범주를 논의 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를 좌시할 경우 상법 개정안의 취지가 무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단은 상법 개정안에서 주주의 범위에 대한 해석을 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라며 "앞으로도 상법 개정안 상 주주의 범위에 대한 논의는 지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광산업은 이날 판결에 따라 교환사채 발행을 재추진 하기 위한 이사회를 조만간 소집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