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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3라운드 임박?…영풍-MBK 전열 재정비 조짐

  • 2025.11.19(수) 07:00

경영권 분쟁 '키'였던 계열사, 신규법인에 흡수합병
새로운 SPC로 해외 투자자 표심 등 변수 작용 가능
자사주 소각 맞춰 지분 추가매입…지분율 44%로↑

여전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가운데 있는 영풍-MBK 연합이 내년 3월 중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정비에 나섰다. 분쟁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 'YPC'를 'MYG'라는 신규 법인에 흡수합병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우호지분도 확대하고 나섰다.  

다만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싸움에 이기더라도 고려아연 경영권을 명확하게 확보하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교체 혹은 재선임 해야하는 이사회 인원 수가 크지 않아 과반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고려아연 경영권분쟁, 3라운드 초읽기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19인 중 6명의 임기가 도래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정태웅 고려아연 대표이사, 장형진 기타 비상무이사, 황덕남 사외이사, 김도현 사외이사, 이민호 사외이사 등 6명이다. 이중 최윤범 회장, 정태웅 대표이사, 황덕남·김도현·이민호 사외이사의 경우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고 영풍 고문인 장형진 비상무이사는 영풍-MBK 연합 인사다. 

고려아연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교체해 이사회 인원 수를 19명으로 늘렸지만, 현재는 15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상훈, 이형규, 김경원, 이재용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영풍-MBK 연합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에서 인용됨에 따라 현재 이 자리는 '공석'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15인 중 최윤범 회장 측 인사는 11명, 영풍-MBK 측 이사회는 4인으로 최윤범 측이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내년에 당장은 MBK가 6명의 이사 자리를 모두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자리를 보전하고 많게는 사외이사 1인을 추가로 이사회에 진입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당장 경영권을 되찾아오기는 어렵다는 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분을 더 쥐고 있는 영풍-MBK 쪽으로 승기가 기울 수 있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44%가량을 쥐고 있고 최윤범 회장 측은 30%선을 보유하고 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됐더라도 지분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어 추후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회 자리는 영풍-MBK 측이 될 거라는 게 시장 판단이다. 

그렇다고 영풍-MBK가 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여전히 지분 과반을 쥐고 있지 못해서다. 이에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모두 추가 지분 확보나 제3자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해졌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사전작업 나선 영풍-MBK…YPC 강판·MYG 등판

이같은 상황에서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을 쥐고 있는 자회사 YPC를 MYG라는 신규법인에 흡수합병시키기로 했다. YPC는 고려아연의 지분 526만2450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이달 새롭게 만든 MYG와 합치는 게 골자다. 

앞서 영풍은 올해 초 YPC라는 회사를 설립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을 모두 현물출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임시주총에서 영풍정밀과 최윤범 회장 친인척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10.33%를 호주 손자회사로 넘겨 상호출자 구조를 형성,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에 따라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은 바 있다.

그러자 영풍은 YPC라는 '유한회사'를 중간에 둬 상호출자 구조에 따른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회피했다. 당시 고려아연은 주주총회 명부폐쇄 이후 유한회사에 지분이 넘어갔다고 봤고 YPC가 보유하고 있는 의결권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사용되지 않았다. 

이후 고려아연은 YPC 의결권을 제한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영풍과 YPC가 순환출자 금지 규정 위반했고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제기하면서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YPC의 지분은 내년 주총에서도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다. 법리적 판단이 본격화 됐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행사하기 어려워서다.

이 때문에 영풍-MBK 측은 YPC의 '법적 리스크'라는 이력을 초기화 하기 위해 MYG라는 신규법인을 세워 고려아연의 지분을 새롭게 관리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가 합병되는 만큼 YPC에 대한 조사 역시 MYG가 승계하지만 '리스크'가 개시된 이력 자체가 형식적으로 초기화 되는 등 지배구조 리스크를 표면적으로나마 덜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YPC는 공정위가 법적인 판단을 하는 '법률 행위의 주체'지만 MYG는 법리상 완전히 다른 법인으로 '주체'는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 새로운 법인을 내세웠기 때문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제한을 위한 법적 요건을 새롭게 따질 때 일종의 '변수'로 작용하며 올해 초 주총과 다른 흐름을 연출할 가능성도 높다.

MYG 특수목적법인을 앞세우면 해외 투자자 표심을 가져오는 역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 중심에 있는 회사에 대한 리스크가 표면적으로나마 덜어지기 때문에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MBK에 우호적인 시각을 보낼 수 있다는 거다. 영풍-MBK 연합과 최윤범 회장측이 각각 보유한 지분이 50%를 넘지 않아 해외투자자들의 의중이 '스모킹건'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을 새롭게 설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특수목적법인에 리스크가 생기면 이를 분산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한진칼, 한앤컴퍼니 등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경우 지분 보유 목적의 특수목적법인을 다양하게 운용한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은 회사의 히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같은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분까지 늘렸다

영풍-MBK 연합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도 늘어났다. 최근 MBK는 고려아연의 지분 1만8000주를 장내 매수를 통해 추가 확보했다. 약 2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주식 추가 매수에 더해 고려아연의 자사주 소각까지 겹쳐 영풍-MBK 연합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41.25%에서 44.24%로 늘어났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이 자사주 소각을 통해 확보한 지분율을 늘려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지분 취득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최윤범 회장 측 보유 지분 비율 증가가 영풍-MBK 측보다 빨라질 가능성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기존에 불발됐던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고 유상증자 시 주식 배정 대상을 우군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며 "영풍-MBK 연합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분율 자체를 적극 늘리는 방안을 택했고 마침 자사주 소각과 겹쳐 효과가 극대화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총회 당시 이사회 변화뿐만 아니라 정관을 어떻게 수정할지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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