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 초기부터 10여년간 유지돼 온 코스닥 상장사 알로이스의 경영권 공조 체제가 무너졌다. 권충식 전 대표이사와 신정관 현 대표, 이시영 연구소장이 일궈온 상장 신화는 이제 법적 공방과 경영권 분쟁이라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갈등의 본질을 두고는 '기습적 경영권 찬탈'(권충식 전 대표)과 '소유·경영 분리의 정상화'(신정관 현 대표)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서고 있다.
승부의 분수령은 이달 열릴 정기주주총회가 될 전망이다. 권 전 대표가 최근 주주와의 협력을 통해 지분을 늘리면서 현 경영진 측과의 지분 격차가 박빙 구도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은 양측의 표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창업 멤버 3인 체제…알로이스 성장 기반
알로이스는 2015년 9월 권충식 전 대표가 직전 근무처인 ㈜포티스에서 함께 일하던 신정관 현 대표와 이시영 연구소장 등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당시 포티스의 셋톱박스 사업부는 만성 적자로 사업 중단 위기에 놓여 있었지만, 권 대표 등은 기술적 잠재력에 주목해 관련 지적재산권을 인수하고 독자 노선을 택했다.
설립 초기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OTT 셋톱박스 시장을 공략한 알로이스는 첫해 매출액의 25.3%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등 기술력 확보에 집중했다. 유럽·중동 등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했고, 그 결과 연평균 97%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세에 힘입어 2019년에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상장 이후에도 매년 4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며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권 전 대표가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신 대표와 이 소장이 각각 영업과 기술을 맡는 구도가 정착됐다. 2024년 말 기준 이들 창립 멤버 3인의 합산 지분율은 35.55%로, 특수관계인 체제도 유지되고 있었다.
작년 정기주총서 권충식 재선임 부결
균열은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발생했다. 권 전 대표는 신 대표, 이 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었지만, 주총에서 두 사람이 권 전 대표의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결국 권 전 대표 안건만 부결됐고, 그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권 전 대표 측은 해당 사태를 치밀하게 기획된 경영권 찬탈 시나리오로 규정하고 있다. 알로이스의 주요 거래처인 ㈜브럼테크가 주가 하락기에 회사 주식을 매집해 반대표를 행사한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권 전 대표에 따르면, 브럼테크는 지난 2024년 11월 추징보전조치 공시로 인해 알로이스 주가가 급락한 시점을 틈타 약 138만주에 달하는 지분을 매집했다.
특히 권 전 대표 측은 주주명부 열람을 통해 나타난 브럼테크의 사후 행보를 문제 삼고 있다. 권 전 대표는 이사회 재편의 결정적 표를 던졌던 브럼테크가 지난해 보유 지분을 시장에 전량 매도해 현재 지분이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브럼테크가 저가에 주식을 사들여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을 축출하는 도구 역할을 수행했고, 이후 주식을 팔아 치워 차익까지 챙기고 떠났다는 주장이다.경영 조치 둘러싼 공방 확산
정기주총 이후 이뤄진 조치들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 교체 이후 알로이스가 브럼테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판매 가격 협상력이 약화됐으며, 그 결과 이익이 특정 업체에 집중됐다는 것이 권 전 대표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신정관 대표 측은 경영권 탈취 주장에 선을 그었다. 신 대표는 “지난해 정기주총 결정은 갑작스러운 조치가 아니라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이행한 것”이라며 “주주들의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브럼테크의 지분 매집 경위, 독점 계약 체결 배경 등에 대한 구체적 질의에 “현 시점에서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별도 입장을 밝히 않았다.
종속회사 한국파일 투자를 둘러싼 판단 차이도 갈등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국파일은 지난 2023년 PHC 파일 생산을 위해 설립한 알로이스의 종속회사로 권 전 대표 재임 시절 추진한 사업이다.
신 대표는 한국파일 사업이 알로이스 규모를 고려할 때 약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투자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권 전 대표 주도로 사업을 개시한 이후 매출 정체와 적자가 이어지면서 내부적으로 경영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인사와 자금 운용 과정에서도 혼란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잡지 못할 경우 모회사인 알로이스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말했다. 한국파일에 대한 경영 책임과 리더십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신 대표 측의 설명이다.
반면 권 전 대표 측은 한국파일의 적자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불가피한 투자 과정이었다고 반박한다. PHC 파일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으로, 한국파일도 공장 부지 확보와 정지 작업 등을 거쳐 2024년 상반기 공장을 완공했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동부건설, 호반건설 등의 협력업체로 등록되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연간 50억~80억원 수준의 순이익 창출도 가능하고, 현재의 적자는 사업 초기 투자 단계에서 나타난 일시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권 전 대표 측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결국 승부가 이달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 전 대표는 최근 김민우 이노비엠케이알 대표 측과 주주간 협약을 체결하며 우군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기존 알로이스 주주였으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보유 지분은 약 4.97%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로써 권 전 대표 측 연합 지분은 기존 16.63%에서 21.60%로 늘어나 신정관 대표·이시영 이사 측 합산 지분 20.21%를 약 1.39%포인트 앞서는 상황이다. 지분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소액주주 표심과 위임장 확보 여부가 이번 주총 결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