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에 따른 파장이 크다.
지난 12일 밤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급등하며 공모가(135달러) 대비 42.5% 오른데 이어, 16일에도 10% 이상 주가가 뛰며 장중 한 때 시가총액 4위 마이크로소프트도를 추월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때마침 미-이란전쟁 종전소식이 더해진 효과도 있지만, 공모가 참여의 기회를 잃은 국내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는 주가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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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사태를 골드만삭스를 중심으로 한 월가의 '그들만의 리그'를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대비 유독 적었던 국내 청약의 수급규모를 그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4월 스페이스X 인수단에 참여할 당시 신청한 공모물량은 50억달러에 달했다. 스페이스X가 IPO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던 750억달러의 6%를 넘는 규모다. 실제 신청물량을 다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에선 국내 개인투자자 대상 공모까지 진행해 투자유치를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가 컸다.
하지만 미국과 국내 공모절차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개인투자자 청약은 일찌감치 무산됐고, 미래에셋증권은 사모 방식으로 일부 개인 전문투자자와 기관 상대 청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런데 이 때부터 기대 공모물량의 규모가 크게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일 3억달러, 8일 2억달러 한도로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했다. 각각 1분여만에 청약이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지만 청약총액은 5억달러에 그쳤다. 스페이스X 상장 직전에 진행한 기관대상 청약 역시 같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실제 모집한 전체 청약총액은 10억달러로 당초 신청 물량의 5분의 1수준.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한도를 왜 5억달러로 제한했는지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측은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환율부담을 느낀 당국의 압박이 청약을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일 기관투자자 대상 청약과정에서 신청 물량의 30% 수준으로 공모주 배정이 제한된다고 안내했다. 2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조사 과정에선 전혀 없었던 제한이다. 청약에 참가한 기관투자자들은 갑작스런 배정물량 축소 안내의 배경으로 외환당국의 개입을 꼽고 있다.
이러한 공모물량 축소의 과정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시점과도 정확히 일치하면서 당국의 개입 신빙성을 더한다.
원달러 환율은 4월 내내 1400원대 후반을 유지하다 5월 중순부터 1500원을 터치하기 시작했고,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 5월말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기관 수요조사가 끝난 6월 2일부터 9일까지 내리 5거래일 연속 환율이 뛰었고, 미래에셋증권이 전문투자자대상 청약을 시작한 6월 5일에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562원을 터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 공모주 투자로 거액의 달러가 빠져나갈 수 밖에 없는데, 하필 환율도 고점을 찍고 있어서 당국에선 환율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이 기관 청약 배정물량에 제한을 둔 것도 당국의 직간접적 압박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규제문턱과 당국 압박 속에 청약물량이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에선 세기의 IPO에 참여하기 위한 개인과 기관물량이 쏟아졌다.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글로벌 기관들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개인투자자 배정물량을 당초 계획했던 최대 30%에서 20%대로 축소 상장했다.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청약을 진행했던 일본에서는 65억달러 상당의 자금이 몰리면서 예정물량의 7배인 22억달러가 배정되기도 했다.
최종 청약 마감 결과 스페이스X IPO의 글로벌 전체 공모청약액은 2500억달러(381조원)를 넘길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10억달러 규모인 한국 청약결과를 일방적인 메일 통보만으로 무시할 수 있는 이유다.
청약 과정에서부터 진행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압박도 국내 청약 열기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이 시작된 지난 5일부터 미래에셋증권 현장점검을 시작했고, 9일부터는 검사로 전환해 환율 변동성 및 투자 위험성 안내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청약에 과정에 참여했던 한 기관 관계자는 "환율부담을 느낀 당국에서 인수단인 증권사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현실적으로 압박을 준 것이 사실"이라며 "대내외적인 여러가지 변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환율 부담이 스페이스X 청약 무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