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에서 마시고 버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만 잘하면 멋진 티셔츠나 가방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최근 들어 심심찮게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요즘 패션 매장에 가보면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들었다는 옷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심 든 적 없으신가요? "이게 진짜 재활용된 게 맞나? 그냥 이름만 친환경 아닌가?" 소비자의 이런 합리적 의심에 대해 국가가 직접 "이 제품은 진짜입니다."라고 보증서를 끊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섬유업계 최초로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효성티앤씨의 재활용 섬유, '리젠(regen)' 이야기입니다.
섬유에도 '주민등록증'이 필요한 이유
그동안 친환경이라는 말은 참 흔했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스스로 "우리 제품 착해요."라고 광고하는 것과 정부 기관이 깐깐한 잣대로 검증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 글로벌 패션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그린 워싱(Green washing)'입니다. 실제로는 환경에 별 도움이 안 되면서 겉모습만 친환경처럼 꾸미는 무늬만 녹색인 행위를 말하죠.
효성티앤씨가 이번에 획득한 환경표지 인증은 일종의 섬유판 주민등록증이자 우등상장 같은 겁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제품의 원료부터 생산 과정까지 탈탈 털어 자원 순환성이 뛰어나고 유해물질이 적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것이니까요.
인증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EL3141'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류 코드가 등장하는데요. 일반인에겐 암호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섬유나 원단 같은 제품군을 뜻하는 일종의 인증 번호인 셈입니다.
이제 '믿고 입으세요'
그동안 이 인증은 주로 아파트 벽지나 바닥재, 건설 자재처럼 우리 눈에 띄는 덩치 큰 제품들 위주로 이뤄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효성티앤씨가 국내 섬유업계 최초로 실(원사) 부문에서 이 인증을 따냈습니다. 옷을 만드는 가장 기초 단계인 실부터 국가 공인 친환경 딱지를 붙일 수 있게 된 셈이죠.
이제 옷을 만드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고민이 줄었습니다. 효성의 리젠을 가져다 쓰기만 해도 별도의 복잡한 검증 절차 없이 "우리 옷은 국가가 인정한 친환경 원료로 만들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증의 핵심은 검증된 투명성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모아 국내 공장에서 실을 뽑아내는 전체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된다는 점이 점수를 얻었습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옷이나 가방을 살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우선 구매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도 실질적인 성과입니다.
내가 오늘 입은 재활용 티셔츠가 진짜 지구를 구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 이제 옷 안쪽의 라벨을 한번 확인해 보세요. 국가가 보증하는 초록색 환경 마크가 있다면 여러분의 분리수거 노력은 헛되지 않은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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