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지난 7일 마무리됐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느라 구슬땀을 흘렸을 수험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시험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이와 연계된 일상생활적인 내용에 더해 시사적인 내용이 활용됐다. 특히 경제가 포함된 사회탐구 영역에서도 주변의 생활사례나 언론매체에서 비중있게 다룬 소재가 활용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총 20문제로 구성된 경제 영역에서도 작년과 다르게 시사적인 내용들이 실려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문제와 직접 대조해 보면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금융상품이나 세금 관련 문제가 눈에 띈다. 교과서만 파기보다 평소 경제매체를 들여다봤다면 훨씬 쉽게 와닿았을 소재들이다. 취직시험에서 나올 법한 시사적인 문제가 녹아든 것이다.
예를 들면 경제 19번 문항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다. 수익성만 고려하는 갑과 안전성과 수익성, 유동성 면에서 모두 같은 비중으로 투자를 고려하는 을이 의사결정을 하려고 할 때 3가지 금융상품에 대해 제대로 분석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었다.(정답5번)

수익성이 높고 안전성이 낮은 B상품에 대해 '요구불 예금보다 주식에 더 가깝다'는 보기 2번이 맞는지 판별하려면 금융상품에 대한 기본 지식이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나 자산의 유동성에 대한 개념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갑과 을이 고려하는 특성들은 평소 금융상품을 고르는 성향과 기준이 된다. 재테크나 증시 면을 평소 접했다면 오히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다.
13번 문항도 주식과 채권, 환율, 세금에 대한 개념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최근 해외채권이나 해외주식 투자가 늘고 있는 트렌드가 십분 반영된 모양새다.(정답 4번)
11번 문항의 경우 아예 신문기사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라며 경제매체가 직접적으로 활용됐다.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외화거래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또다른 사람의 말에 비추어 신문기사 제목을 찾는 것인데 원화 가치 하락과 외화거래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경제 원인을 찾아야 한다.
10번 문항에서는 세금부과 방식의 변화에 해당하는 사례를 찾을 것을 주문한 것도 평소와는 다른 유형이었다. 10번 문항은 13번과 함께 3점이 배점된 난이도가 높은 문제다. 최근 세금 관련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 경제 상황과도 어느정도 들어맞는다.
(가)그래프는 모든 상품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소비세율을 인상하는 것에 해당하고, (나) 그래프는 재산의 증가율과 세액의 증가율이 동일하던 재산세를 재산의 증가율보다 세액의 증가율이 더 큰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에 해당된다. 최근 불붙고 있는 증세 논쟁이 투영된 모습이다.(정답 2번)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금융상품 문제는 최근 동양 사태를 언뜻 떠올리게도 했다. 불완전 판매 논란이 크게 일고 있지만 안전한 상품과 리스크가 어느정도 있으면서 고수익을 내는 위험한 상품을 고르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기도 하다. 환율에 대한 문제 역시 최근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원화 강세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환율 매커니즘을 알아둔 수험생이라면 훨씬 수월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