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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판 양적완화]②`미국보다 이해 복잡` 효과는 얼마나

  • 2015.01.20(화) 12:20

연준과 달리 각국 이해 엇갈려..`실제 효과 제한적` 우려
기존 부양책 실패 부담..`물꼬 트이면 계속간다` 긍정론도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년만에 양적완화를 종료했다. 양적완화가 실시되는 동안은 물론 전대미문의 실험이 끝난 후에도 시장에서는 그 효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고 논란은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도 결국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지면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미국보다 훨씬 상황이 복잡한 유로존이 연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실제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 이미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 미국과 유로존의 차이, 효과 제한 우려

▲ 미국 연준과 ECB의 재정 추이(출처:FT)

ECB 양적완화에 대한 가장 큰 논란은 결국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있느냐'다. 연준은 금융위기 확산과 디플레를 막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똑같은 효과를 ECB가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의구심이 더 많다.

 

연준과 ECB는 미국과 유로존이란 주체만 생각해도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당장 ECB는 ECB 차원의 자산매입보다 각 회원국 중앙은행이 ECB 납입 자본금 비율에 따라 자산을 매입하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정취약국의 경우 비율이 낮고 비율이 높은 우량한 회원국들의 국채 매입을 늘리는데 그칠 수 있다. 결국 이렇게 자산매입이 분산되면 정작 유동성 수혈이 절실한 재정취약국은 자산매입 효과를 누리기 쉽지 않다.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부터 논란거리인 셈이다.

 

ECB의 양적완화 규모가 크게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프랑스와 독일 등 상대적으로 우량한 회원국들의 반대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보니 미국처럼 무제한 양적완화를 내걸기 쉽지 않아졌다.

 

ECB가 5000억 유로 수준에서 많게는 1조 유로까지 자산매입이 기대되지만 반대국가의 반발을 감안하면 1조 유로를 크게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1차 양적완화에서 1조7600억달러, 2차와 3차에서 각각 6000억달러와 1조70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5000억~1조유로 사이의 규모가 결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CB도 미국처럼 무제한이나 무기한이라는 조건을 들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김유겸 LIG증권 연구원은 "반대국가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무기한이나 무제한 양적완화를 결정할 수 있지만 결국 규모를 작게 조정할 여지를 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22일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지난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면서 양적완화 결정이 정치적으로 여전히 민감한 상황임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ECB 정책회의에서 독일을 비롯한 여러 위원들은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기존 부양책, 이미 실패..효과 클지 의구심

 

양적완화 효과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ECB는 양적완화를 시행하지 않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부양에 나섰고,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천하의 양적완화라 하더라도 ECB가 기대하는 획기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드라기 총재가 남유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단편적인 부양책을 진행해 왔고 이미 다양한 방법들이 제대로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더이상 중앙은행의 능력으로 인플레이션을 높이기는 어려우며, 1.5%선의 낮은 인플레가 향후 5~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일단 ECB가 양적완화 자체를 결정하게 되면 규모와 상관없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볼프강 뮨차우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ECB가 양적완화를 시작하면 유동성의 수문이 열리게 되고 그들이 원하는 인플레 목표체 도달할 때까지 결코 닫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당장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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