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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게임 대팽창]③韓 vs 中 게임산업 키우기 온도차

  • 2016.03.24(목) 17:14

국내선 ‘게임=중독물’ 홀대
중국은 적극적 육성책 대조

중국 게임사의 급격한 성장을 보고 있노라면 정부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낄 수 있다. 한때 국내 게임을 가져다 단순 유통하거나 모방하던 중국 게임사들이 어느덧 글로벌 메이저로 부상한 반면, 4~5년 전만해도 '온라인 종주국'을 자부하며 덩치를 불리던 국내 게임사들은 성장세가 꺾이며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한국과 중국 게임 산업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게 된 이유로 두나라 정부 정책을 떼놓을 수 없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정부는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했으나 정책의 방향을 규제에서 진흥으로 180도 바꿨다. 아울러 게임을 비롯한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적극적인 육성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셧다운제'와 '실명제' 등 각종 규제와 간섭으로 게임을 홀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게임을 비롯한 전체 시장을 논할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통제와 규제가 많아 자국 기업이 일방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검색서비스 구글은 물론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을 막고 있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나 '라인'도 뚜렷한 이유 없이 차단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게임(텐센트)을 비롯해 검색(바이두), 쇼핑(알리바바), 메신저(위챗, QQ) 등 중국 토종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 기업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법안을 시행, 자국 산업을 더욱 보호하는 추세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 10일부터 외국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터넷 출판 서비스 관리 규정’을 시행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지난 2002년에 발표한 '인터넷 출간 관리 임시 규정'에서 이미 존재했던 조항을 업데이트 한 차원이라 국내 게임 업계가 당장 타격을 받을 염려는 없다고 보고 있다.

 

즉 현재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 대부분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고 있고, 합자회사나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법안을 마련한 궁극적인 목적은 글로벌 기업의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사들이 정부의 보호 정책에 힘입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면 국내 업체들은 진흥보다 규제에 포커스가 맞춰진 정부 정책에 휘둘리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올해로 20여년을 맞이하고 있으나 문화 콘텐츠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았던 적이 드물다.

 

오히려 게임을 마약 같은 중독물로 규정하는 등 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이나 대하는 태도가 대체로 부정적이다. 게임 업계에선 웹보드게임 규제를 비롯해 중독법, 청소년 게임과몰입 규제, 게임머니 환전에 관한 규제, 셧다운제, 실명제 등 정부와 정치권이 내놓은 규제 방식 및 강도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다 보니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6조783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2013년에는 5조4523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이상 급감했고, 이듬해에는 3% 더 축소됐다. 이 기간 글로벌 시장 규모가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마침 이 시기에 모바일게임이 확산하면서 PC온라인게임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 이유도 있으나 규제 영향을 무시 못한다는 분석이다. 게임사들이 규제와 감시의 표적이 되면서 손발이 묶였는데 달라진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만한 여유가 있었겠느냐란 것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정부 규제가 자칫 산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공습에 안방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텐센트 등은 자체 개발작으로 국내 시장에 밀고 들어오면서 차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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