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포털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온라인 광고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광고 사업에서 엇갈린 성과를 내고 있다. 검색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는 반면, 검색보다 서비스에 방점을 찍은 카카오는 광고 사업이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
◇ 네이버 모바일광고, PC 부문 추월
29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 2분기 모바일 광고 매출은 3759억원으로 전분기(3364억원)에 비해 11% 증가했다. 전년동기(2123억원)에 비해선 77%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올 2분기 네이버 전체 광고 매출(7229억원) 가운데 모바일의 비중은 절반 이상인 52%에 달한다. 모바일 광고 매출이 PC 부문(3469억원)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2년 전인 2014년 2분기만 해도 전체 광고 매출(5043억원)에서 PC 매출(3731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74%에 차지할 정도로 대부분을 PC에서 벌어 들였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화면크기에 최적화한 디스플레이(배너) 광고를 비롯해 신규 모바일 광고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관련 매출이 매분기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 광고에다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라인' 사업이 힘을 내면서 전체 매출도 뛰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은 1조원에 육박한 9873억원으로 무려 '9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 행진을 이어갔다.
광고 사업의 근원적인 힘은 검색포털 서비스의 기본기라 할 '검색'에서 뿜어져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의 PC+모바일 쿼리(검색어 입력횟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 6월 74%를 기록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최근 수년간 7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놓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PC에서 모바일로 바뀐 인터넷 환경에서 '검색'의 품질을 끌어올려 주력인 광고 사업을 키우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먹히면서 유일한 경쟁사라 할 카카오(다음)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5% 늘어난 1조5000억원에 달해, PC광고 시장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LTE 통신 서비스의 보급과 모바일에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의 증가 등으로 모바일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광고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이른바 '애드테크(Adtech)'의 발전으로 모바일 광고의 효율성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 카카오 '주력' 광고, 음악에 밀려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 광고라는 새로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
올 2분기 카카오의 모바일 광고 매출은 627억원으로 전분기(585억원)와 전년동기(602억원)에 비해 각각 7%, 4% 성장하는데 그쳤다. 네이버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못 미치는 규모다.
2분기 카카오 전체 광고 매출(1362억원)에서 모바일 비중은 46%로, PC 부문(735억원)을 따라잡지 못했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절대 강자인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모바일 사업의 성과는 의외로 부진한 것이다.
전체 광고 매출(1362억원)은 비수기였던 전분기(1294억원)에 비해선 소폭 늘었으나 전년동기(1550억원)에 비해선 188억원 감소하는 등 카카오 광고 사업이 전반적으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지난 3월 인수를 완료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실적이 새로 반영되면서 콘텐츠 부문 매출(1904억원)이 광고를 웃돌기도 했다. 카카오는 검색포털 '다음'을 중심으로 한 광고와 카카오톡의 모바일게임, 두 개의 사업을 주요 축으로 삼았는데, 로엔 인수를 계기로 주력 사업이 음악 콘텐츠로 바뀌게 된 것이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광고 사업 부진에 대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가 광고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줘야 신사업인 대리운전이나 헤어샵 등 O2O의 사업 저변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역성장을 보이고 있는 광고매출이 2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9.6% 감소한 1362억원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경쟁사가 큰 폭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