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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둔 넵튠, 어른거리는 '카톡 키즈' 그림자

  • 2016.10.12(수) 14:41

상반기 영업이익 3억 그쳐…합병가액 '뚝뚝'
주력 게임 노후화…실적 성장세 둔화 우려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모바일게임사 넵튠이 벌써부터 맥이 풀리는 경영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단일 게임 성공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으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른바 '카카오톡 키즈' 게임사들과 비슷한 궤적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19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넵튠은 최근 투자설명서를 제출, 본격적인 상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5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거쳐 12월14일에 상장하는 일정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넵튠은 '프로야구 마스터' 시리즈와 'LINE 퍼즐 탄탄' 등을 국내와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다. 한게임 대표 출신인 정욱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영 성과를 보자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회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올 상반기(1~6월) 영업이익(연결기준)은 3억원에 그쳤는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8억원)의 9분의 1 토막 났다.

 

올 상반기 매출은 9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100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달성했으나 작년 외형 성장세가 전년대비 무려 6배(16억→100억)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된 결과다.

 

계열사들의 실적을 걷어내면 더욱 볼품없다. 개별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3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85억원)의 절반에 못 미쳤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억원에 불과, 역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4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앞서 넵튠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작년 11월에 소셜카지노 업체 HNC게임즈를 사들였으며, 지난 8월에도 오올블루라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이들 외에도 아크베어즈, 지우게임즈 등 총 4개 개발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본체인 넵튠은 물론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힘을 내지 못하면서 실적 성장세도 꺾인 상황이다.


넵튠은 일본과 대만에서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통해 캐주얼 게임 '퍼즐탄탄(2014년 10월 출시)'을 서비스하면서 두각을 냈다. 하지만 서비스 기간이 2년이 되가면서 흥행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퍼즐탄탄은 12일 기준 일본 애플 iOS 매출 순위 130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 순위권 한참 밖에 머무르고 있다.

 

넵튠은 국내에서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인 '넥슨 프로야구 마스터2014(2014년 4월 출시)'를 넥슨을 통해 서비스하기도 했다. 이 게임은 출시 2년 2개월만인 지난 6월말에 서비스를 접었다.


게임 사업이 힘을 내지 못해서인지 넵튠에 대한 '몸값'도 떨어졌다. 지난 5월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의 문을 두드릴 당시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대신밸런스제1호와 넵튠의 주당가치(주당합병가액)는 각각 2015원(액면가 100원)과 21만2672원(액면가 500원)이었다.
이 같은 합병 비율(1 대 105.544)에 따라 넵튠 주주들에게 1억주의 합병신주가 발행될 예정이었다. 현 대신밸런스제1호 발행주식(512만주)의 20배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우회상장에 본격 착수한 이번의 주당합병가는 17만6042원으로 5개월 전보다 17% 감소했다. 넵튠은 상장예비심사 통과(8월19일)를 전후로 총 3차례 합병가액을 변경(18만5795원→18만781원→17만6042원)하면서 금액을 지속적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합병비율(1대 87.36)도 떨어져 넵튠 주주에게 돌아갈 신주 규모는 대신밸런스제1호의 16배 수준인 8308만주로 쪼그라들었다.


앞서 넵튠 외에도 카카오톡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와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 '아이러브커피'의 파티게임즈 등 모바일게임사들이 단일 게임의 흥행 돌풍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진출한 바 있다. 올 들어서도 카카오톡 인기작 '영웅' 개발사인 썸에이지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상장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적 성장세가 하나같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은 상장 직후부터 적자를 내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기도 한다. 간판작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데다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서비스 생명 주기가 짧다는 치명적 약점 탓에 폰게임사들 대부분이 상장 초기부터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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