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이 더 주목했던 점도표도 상향되며 매파적 인상을 짙게 풍겼다는 평가다.
당장은 달러가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의 경기 자신감이 반영되며 강세 쪽에 무게가 실린다. 긴축 속도는 여전히 완만할 전망이지만 향후 미국의 경제지표 추이와 한미 금리차 확대 등 국내 증시도 챙겨봐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 점도표 상향에 '화들짝'
13일(현지시간) 미국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1.75~2.00%로 0.25% 포인트 올리며 올해 들어 2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여기까지는 예정된 수순으로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관심을 가진 것은 점도표였다.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에서도 금리 인상 횟수를 연 3회에서 4회로 상향했다. 좀 더 매파적 스탠스에 가까워진 것이다.
연준은 성명서 곳곳에서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중립'적인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2.7%→2.8%)과 물가 전망(0.1~0.2% 포인트 상향)을 모두 높였고 실업률 전망치는 3.8%에서 3.6%로 하향했다.
대신증권은 "미국 실업률이 18년래 최저치로 떨어지고 물가 역시 연준 목표인 2%를 웃돌면서 연간 금리 인상 횟수 상향을 주장하는 쪽이 설득력을 얻었다"며 올해 연준의 연간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4회로 상향했다.
◇ 달러 강세 무게…美 FOMC 중요성 커졌다
미국이 예정대로 긴축에 한 발짝 더 다가서면서 달러 강세에 무게가 실린다. FOMC 회의 직후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였지만 향후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유로화 반등 시 단기적인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미국과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를 반영해 달러 인덱스가 점진적인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그간 FOMC 회의가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미국 연준을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SK증권은 "최근 완만한 금리 인상과 모호한 시그널로 긴장감이 떨어졌는데 이제 다시 FOMC를 매번 챙겨봐야 할 시점이 왔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은 "경기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의 속도를 높일 수도 있음을 언급한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유지되는 여름까지 주식시장이 제한적인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큰 흐름 상 예상된 경로에 놓이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고,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여전히 점쳐진다. IBK투자증권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상반기에 비해 느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도 "달러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 앞서 약세를 보였지만 신흥국 통화도 비교적 안정적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이지만 큰 소동은 없는 정도"로 평가했다.
◇ 한국도 금리 올리나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의 금리 역전폭도 추가로 확대됐다. 한미 금리 역전 부담만 놓고 보면 한국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앞서 나온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금리 인상 필요성이 일부 부각된 상태다. 의사록에서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경기둔화 논란에도 불구, 국내외 경제여건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역시 하반기 중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다만 금융통화위원들의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확산 가능성 등으로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충격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