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계획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세계 경기에 대한 시각은 우려가 기대로 바뀌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조치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 올해만 세 번째 인하…"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미국 연준은 현지시간 30~31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7월과 9월에 이은 3번째 금리인하 조치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는 기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박 정도가 높지 않고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반영됐다. 향후 통화 정책에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보험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성명서에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지난달 기재됐던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문구는 삭제됐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성장 유지를 위해 위험 요소에 보험을 제공한 것"이라며 "금리를 인상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물가상승 압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연준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계획을 시사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연준은 미국 경제활동 확대 추세에 대한 기존 평가는 이번에도 유지했다. 고용 증가가 견고하고 실업률도 낮다고 봤다. 가계소비는 증가했지만 기업설비투자는 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도 종전과 같다.
◇ "한은 금리 추가인하 어려워…경기 우려가 기대로"
비둘기 신호에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 종가 대비 0.33%씩 상승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97% 하락한 1.779%을 기록했다. 달러 지수는 97.162로 0.10% 하락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미 연준이 당분간 금리인하 계획을 중단할 것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조치도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추면서 시장에서는 시장금리가 0%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유진투자증권은 "미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도 약화될 것"이라며 "미 국채 10년 금리 하락과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세 진정 등이 수급 부담으로 이어져 큰 폭의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슈퍼 호황이 아니라면 내년 큰 인플레 압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과거 보험성 금리인하 이후 다시 긴축으로 전환하는 데 약 1년이 걸렸지만, 긴축전환까지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향후 국내외 주요 체감지표를 중심으로 나타날 경기 회복 징후가 기업실적 기대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기대로 바뀌어 위험자산 비중 확대를 권하는 기존 시각을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