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유자산 축소를 올 9월까지 마무리해 긴축 행보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투자 자산 구성을 둘러싼 셈법도 바빠지게 됐다.
◇ 에상보다 빨라진 긴축 종료 시사
20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11명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를 2.25~2.50%로 동결했다. 연준은 2015년 제로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한 후 지난해 12월까지 총 9차례 금리를 인상해왔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금리 동결 기조를 올해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도 시사했다. 작년 12월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상횟수를 2차례로 제시한 것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스탠스가 대폭 완화된 셈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법적 의무에 명시된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2.25∼2.50%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향후 금리 목표 범위 조정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도 밝혔다.
올 5월부터 보유자산 축소 규모를 줄여 9월 말까지 종료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국채 한도를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공개한 FOMC 1월 의사록에서 제시한 자산축소 종료 시점은 올해 말로 3개월가량 앞당겨졌다.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보유 채권을 매각해 시중에 풀린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으로 양적 완화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 위험자산 숨통 기대
시장은 연준의 결정에 환호했다. 연준이 비둘기 떼를 날려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의 긴축 완화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시장도 주판알을 바쁘게 굴리고 있다. 당장은 경기둔화 부담보다는 통화 완화 기대가 부각되면서 달러 외 자산 등 위험자산들도 숨통이 추가로 트일 전망이다.
SK증권은 "연준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로 완벽하게 전환했다"며 "이미 예견된 결과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반응에 비춰 볼 때 매우 비둘기 적"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자산 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방법과 일정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연준은 시장의 요구를 무난히 충족시켰지만 다소 과도하게 대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남는다"며 "올 1분기 성장 위축이 성장에 대해 큰 우려를 내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유럽과 중국 경기 회복 신호까지 나타나면 달러 약세는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라며 "정책 여력이 높은 중국과 유럽 경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로 미국 밖 자산의 상대적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