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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쇼크, 한은도 흔들까

  • 2018.10.08(월) 11:36

지난주 美금리 급등 후 시장 불안감 지속돼
서로 다른 경제 행보에도 금통위 영향 촉각

미국 금리 급등 불안감이 다시 증시에 엄습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견조한 미국 경제를 감안하면 금리 상승 흐름이 불가피하지만 다행히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 경제 상황이 다름에도 최근의 금융 불균형 상황과 한-미간 금리 차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내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 안도했던 시장 '허 찌른 파월'

 

지난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금리 급등을 촉발한 후 시장은 여전히 긴장감의 연속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기준 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밝힌 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2%대까지 치솟았다.

 

앞서 지난달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은 중립 금리에 가까워졌다고 언급하면서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중립 금리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중립금리에 가까워진 만큼 긴축이 멈출 시점도 가까워진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주 이를 뒤집는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폭과 속도를 가늠할 수 없게 되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됐고 금리가 급등한 것이다. 그동안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증시인 만큼 부담을 쉽게 떨치긴 어려워 보인다.

 

SK증권은 "금리 급등은 분명 부담 요인이며 특히 경기 및 기업이익이 양호한 미국보다는 이머징 및 한국 증시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곱씹어 보면 '우려 과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금리 급등이 지속되기보다는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파월 의장 발언의 행간을 읽어보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더 커지진 않고 있는 점도 향후 금리 상승세를 제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인플레 지표는 전년 대비 상승률 둔화가 전망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조기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가 너무 높았다고 본다"며 "연준과 시장과의 시각차를 재조정하는 과정이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증시도 공포심리가 진정되면서 기간 조정 이후 재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봤다.

 

DB금융투자는 "중앙은행은 경기 사이클 후반기에 과도한 경기 자신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채 금리 상승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인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는 경우에는 달러가 약해지면서 글로벌 경기에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리 안정이 확인될 때까지 당분간 위험관리가 최선"이라면서도 "최근 금리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동반하지 않는 실질금리 상승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10월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경제가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물가 압력을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 내주 금리 인상 전망 '팽팽'

 

어찌됐든 한국 증시로서는 내주 예정된 금통위 영향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국내 경제는 미국과 달리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미 금리 역전 또한 크게 신경이 쓰이는 상태다.

 

인플레이션 역시 미국의 경우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국내 물가 상승률은 지난주 큰 폭의 반등세를 연출하며 한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의 금리 인상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KB증권은 "9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4분기 물가 전망이 2.2%로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11월 금리 인상에 좀 더 무게를 실으면서도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융 불균형 해소 중시 발언을 감안할 때 10월 인상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 성장률을 하향 전망하면서도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 수준에 근접한다는 판단이 서면 (금리 인상을 뜻하는) '금융 안정'도 고려할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경기와 인플레이션, 금융 안정 변수를 모두 고려할 때 여전히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 하나금융투자는 매파와 비둘기파의 박빙이 예상되지만 부진한 고용 상황과 하반기 성장률 둔화를 고려하면 10월과 11월 금리 인상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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