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독주가 변함없이 이어졌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도 나란히 쾌속질주하며 오랜만에 '빅3'의 순항이 돋보인 3분기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중 지난해 말 현재 운용자산이 20조원이 넘는 11개사의 올해 3분기 별도 순이익은 818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1018억원보다 20% 가까이 감소했지만 1분기보다는 8% 이상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대비 실적이 주춤한 데는 3분기 증시 부진 여파로 펀드 수탁고가 정체된 영향이 컸다. 국내 펀드 수탁고는 지난 4월 1000조원을 돌파한 후 6월 말 1013조원까지 늘어났지만 9월 말 현재 1012조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익을 제외한 10개 운용사의 실적 감소 폭은 전 분기 대비 3% 안쪽에 그쳐 전반적인 실적 흐름은 양호했다는 평가다.
부동의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회성 비용으로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뿐하게 왕좌를 수성했다. 견고한 영업수익이 이어졌지만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 X 등 적극적인 해외법인 인수에 따른 비용이 일부 발생하며 속도조절을 했다.
3분기 누적 이익 또한 7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3억원)과 엇비슷해 지난해 거둔 8년 만의 최대 실적(1178억원) 경신 가능성도 아직 유효한 상태다.
올해 정상궤도로 복귀한 삼성자산운용도 순항을 이어갔다. 분사 이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130억원대의 순익을 2년 만에 회복하며 부담을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다. 지난해 분사 여파와 해외법인 관련 비용 탓에 고전하면서 이미 3분기 누적 순익(383억원)이 지난해 연간 순익(343억원)을 넘어섰다.
한동안 대체투자 부문 강화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며 주춤했던 KB자산운용 역시 1년 내리막길 끝에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 호조 덕분에 누적 순익 규모로 3위로 다시 올라섰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나란히 주식형 펀드 부진으로 순위가 후퇴했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은 3분기 순익이 44억원까지 내려앉으며 2계단이나밀렸다. 수탁고 감소는 제한됐지만 주식형 공모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운용수익이 감소했고 2016년 3분기(45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분기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키움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운용은 평소 페이스를 유지한 덕분에 2계단씩 치고 올라오면서 자리바꿈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3분기 순익이 22억원에 그쳐 11위까지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