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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메이커 알겠는데 '마켓메이커' 뭐지?

  • 2019.01.11(금) 17:37

저유동성 종목 전담해 거래 활성화
거래소 해외파 증권사 영입...본격화

한국거래소는 얼마전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마켓메이커(Market Maker)' 제도를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말 그대로 시장조성자란 의미의 마켓메이커는 특정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서 원활한 매매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투자자에게 소외되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종목을 전담, 활발한 주식 매매를 일으키는 '딜러'라고 보면 됩니다. 죽어가는 골목식당에 투입되어 장사가 잘 되게 코치해주는 어느 요리 연구가를 연상해 볼 수 있습니다.

 

 

'니 입술을 또 훔치고 멀리 달아나버려, 난 트러 어어어블, 트러블. 트러, 트러블 메이커!'란 노래에 나오는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가 남녀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꾼이란 뜻이라면 마켓메이커는 유동성이 낮은 비인기 종목을 '핫(hot)'하게 바꿔주는 능력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마켓메이커는 어떤 마술을 부리길래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까요. 그전에 마켓메이커가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매매에 참여하는지, 누가 맡는 것인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 수는 2200개에 달합니다. 이 중 삼성전자 같이 잘 알려진 종목이 있지만 상장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것도 많습니다.

비교적 재무실적이 괜찮고 견조한 성장세를 달성하고 있음에도 왠일인지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종목들 말이죠. 거래가 적다보니 주가도 저평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켓메이커는 이러한 저유동성 종목의 거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선 마켓메이커는 해당 종목의 주식을 직접 사들입니다. 자기자본이나 차입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주식을 시장에 다시 내놓는데요. 이때 적정가격의 호가를 시장에 상시적으로 제시,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즉시 거래가 가능하게 합니다.

즉 마켓메이커가 A라는 종목을 5000원에 확보했다면 이를 다시 시장에 팔기 위해 매도호가를 4800원, 4900원, 5000원, 5100원, 5200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내는 것입니다. 반대로 주식을 사기 위해 매수호가를 꾸준히 내기도 하면서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일으키는데요. 이 과정에서 마켓메이커는 차익을 얻기도 하고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투자자들이 매수나 매도 주문을 내야 가격이 형성되는 '주문주도형(Order-driven)' 시장이라 주문이 없으면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울러 수급이 불균형하면 가격이 급변하는 근본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켓메이커가 꾸준히 호가를 제시하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마켓메이커는 주로 시중 증권사가 맡습니다. 거래소는 마켓메이커가 되겠다고 손든 증권사의 재무상태와 과거 이력을 꼼꼼히 살펴봅니다. 마켓메이커로 선정된 증권사에 여러 혜택을 줍니다. 주식 매매에 따라붙는 증권거래세를 일부 면제하거나 주식 매매로 거둔 수수료 중 일부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센티브도 줍니다. 유동성 공급을 공적 역할 수행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켓메이커는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마켓메이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했더니 실제 저유동성 종목 주가가 올랐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6년에 마켓메이커 제도를 도입했으며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글로벌 IB 3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골드만삭스(서울지점), SG, CLSA 등 외국계 증권사입니다. 이로써 국내 마켓메이커는 기존 7개사(한화투자, 한국투자, 신한, 미래에셋대우, 메리츠, KB, 신영증권)에 이어 3개사가 추가돼 10개사로 확대됐습니다.

시장조성 종목 수도 기존 82종목에서 500종목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거래소는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된 저유동성 종목에 대해서는 복수의 시장조성자를 지정해 경쟁적으로 호가를 제출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일반 저유동성 종목에는 시장조성자를 한 곳만 배정해 중요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성과를 봐서 제도를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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