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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달라지는 반도체주…ETF 존재감도 '쑥'

  • 2021.11.26(금) 09:57

[별별ETF]
반도체 업황 우려에서 개선으로 시각 전환
시장 전반에 투자 가능한 ETF 관심 커질 듯

반도체 업종이 긴 터널을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바닥까지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내년 상반기 이후 본격적인 반등이 예상되고, 비메모리 역시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등 업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해빙 무드에 맞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꼽고 있지만, 중소형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에서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한데요.

구조적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영역도 광범위한 탓에 적절한 투자처를 선뜻 고르기 힘들다면 반도체 업종 전반에 고르게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초겨울에 봄바람 부는 '반도체'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장주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 파운드리업체 DB하이텍 등 여러 소부장 업체를 편입해 산출하는 KRX반도체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이달 들어 25일까지 269포인트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난 8월 초 4020을 넘어 고점을 찍은 이후 3150선까지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요.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반도체 시장을 암울하게 전망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이후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D램 현물 가격이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전환하기도 했죠.

해당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주가 하락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다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당시 비관론에 불을 지핀 외국계 증권사들이 빠른 속도로 태세를 전환하면서 일제히 업황 개선을 알리고 있는데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 반도체 시장의 한파를 예고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린 모건스탠리는 최근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덜 나쁜(less bad)' 편"이라며 "내년에는 생산업체의 낮은 재고와 클라우드 서버의 강세로 다운사이클이 짧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시티증권도 "PC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D램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다소 증가했다"면서 "D램 시장의 가격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반도체주 오랜만에 신바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려만 쏟아내던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이 기존 입장을 선회하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19일 미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주가가 8% 가까이 급등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912선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는데요. 이달 22일 종가 기준으로 두 종목은 각각 5%, 7% 넘게 올랐습니다. 형님이 힘을 내면서 아우들도 분발했는데요. 코스닥에 상장한 리노공업, 하나머티리얼즈 등 대부분의 소부장 종목의 주가도 모처럼 급등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소형주의 반등 흐름은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라며 "올해는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와 거래를 하거나 전통적 반도체 산업 외에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으로 추가 성장을 모색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어떤 종목 고를까 고민된다면 ETF

반도체 업종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해당 섹터에 투자하는 ETF의 존재감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반도체를 포괄하는 영역이 광범위하고, 종목마다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해 전망이 달라 종목 선택이 더 어려울 수 있는데요.

실제로 외국계 증권사들은 기존 시각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과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긍정론'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성장주가 최근 과열 구간에 진입한 반면 반도체는 8월 이후 과매도권에 진입한 상태"라며 "다만 매크로 측면에서 슈퍼사이클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와 중소형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ETF의 매력을 높이고 있는데요.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대표 반도체 ETF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반도체와 TIGER반도체를 들 수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KODEX반도체가 2400억원 규모로 1400억원대인 TIGER반도체보다 더 큰 덩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두 상품 모두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반도체지수를 추종지수로 삼고 있어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이나 성과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펀드 보수도 각각 0.45%, 0.46%로 거의 동일합니다.

특징적인 사실은 두 ETF 모두 삼성전자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다른 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반도체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내놓은 분기보고서를 보면 IT와 모바일(IM)부문 비중이 39.5%로 33.6%의 반도체 사업부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소부장 업체를 대상으로 고른 투자를 원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월 내놓은 'TIGER Fn반도체TOP10'이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은 국내 증시에 상장한 반도체 종목 중 최근 한 달 시가총액 평균이 높은 상위 10개 종목을 추린 ETF입니다. 지난 25일 기준 포트폴리오 구성 현황을 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각각 27%와 23%씩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메모리보다 더 각광받고 있는 비메모리 업종에 집중하고 싶으면 KB자산운용이 출시한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를 주목해볼만 한데요. 이 상품은 NH투자증권이 산출하는 'iSelect 비메모리반도체 지수'를 비교지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지수는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내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기업의 성과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지수입니다. KODEX반도체와 TIGER반도체에 삼성전자가 없다면 이 상품은 SK하이닉스를 담고 있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가 반도체 업종의 비중 확대 적기로 판단한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10개월간 조정기를 거치면서 가격하락, 공급과잉과 같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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