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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의 벽…'약세장 강자' 상장리츠도 맥 못 춘다

  • 2022.06.28(화) 15:52

부동산가치 하락에 배당수익 감소 우려 확산
업계 "최근 하락세는 단기상승 이후 조정기"

약세장속 강자로 평가받는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에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고 장점인 배당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리 인상이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근래 나타난 하락세는 단기간 상승 이후 조정을 겪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맥 못 추는 리츠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KRX 리츠 TOP 10 지수는 1100.58로 마감하면서 지난 2일 1211.15 대비 9.1% 하락했다.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코스피 상장 리츠 종목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유동 시가총액으로 가중해 산출한 지수다. 국내 상장된 주요 리츠의 주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상장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 및 운영하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상품이다.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꾸준한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특징을 가진 덕분에 인플레이션 시기 피난처 역할을 한다. 인플레이션 방어 목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기초자산인 부동산 임대료도 상승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 자금이 리츠에 몰리는 것이다. 약세장 속에서 뛰어난 방어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실제 지난 3월초 2700대에서 이달초 2600대까지 코스피 지수가 계속해서 내림세를 보이는 동안 KRX 리츠 TOP 10 지수는 1100대에서 1200대로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양호한 성과에 공모 리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지난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66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20.2% 높은 6010원에 마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상황이 180도 달라져 줄줄이 내림세다.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리츠가 편입한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다. 연이은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단 기준 5%대 진입시 주택 가격이 조정받기 시작했는데, 지난 20일 5%대에 진입했다"며 "자산군은 다르지만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하락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 추가 상승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배당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상장 리츠는 장부에 현금을 남기지 않고 순이익을 모두 배당하는데,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리츠 수익에 영향 적을 것"

리츠업계에서는 최근 상장 리츠 주가 부진에 대해 급등했던 시장이 조정받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리츠가 가진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과 배당수익 감소 등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약세장속 상장 리츠로 투자금이 몰리며 단기간 상승 폭이 커지자 증권가에서는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관련기사 : 인플레 피난처로 떠오른 리츠, 조정 경고등 켜졌다(5월4일)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료를 인상하면 가치 하락분을 상쇄할 수 있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익 감소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이 조정받는 과정에서 급등했던 상장 리츠 주가도 덩달아 조정받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리츠마다 조달 방식이 다르겠지만 고정금리로 장기 대출을 받았을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이자 비용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리츠가 자금을 변동금리로 조달받았는지 고정금리로 조달받았는지 확인하면 이자 부담이 커지는 리츠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금리가 안정되면 리츠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자 연구원은 "상장 리츠의 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진정이 시급하지만 고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국내 리츠의 기초체력은 양호하다"며 "금리 인상기를 견딜 수 있는, 임대료 전가력이 강한 오피스 리츠와 자금 조달에 전문성을 지닌 기업 스폰서형 리츠를 선별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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