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성과를 거두던 자산운용업계 절대 강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3분기 독주를 이어가지 못했다. 운용업계 본업인 수수료 수익은 늘었으나, 홍콩법인 부진의 영향으로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분법 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미래에셋운용외 대부분 중·대형사들은 전년과 비교해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운용 중인 펀드 성과를 기반으로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고유재산의 해외 투자분이 늘어나면서 성장을 이어 나갔다.
반면 분사·합병 등으로 순익이 줄어든 운용사도 있었다. 한국투자신탁의 경우 실물 투자를 전담하는 부서가 분할하면서 수익이 줄어들었다. 신한자산운용은 올초 진행된 합병으로 임직원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영업비용 영향으로 역성장했다.
아쉬웠던 해외실적…순익 감소한 미래운용
25일 비즈니스워치가 올해 9월말 기준 운용자산(AUM) 20조원 이상 14개 자산운용사의 3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들 운용사의 전체 순이익은 2541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2%, 직전 분기 대비로는 97% 증가했다.
전체 운용사들의 순익이 증가한 가운데 이변없이 왕좌를 지키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3분기 미래에셋운용의 순익은 789억원으로 전년 1033억원 대비 24% 줄었다.
지분법 손익이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분법 손익이 미래에셋운용의 순익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지난 3분기 지분법 손익은 6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했다. 특히 홍콩법인의 부진이 뼈 아팠다. 지난 3분기 홍콩법인은 15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홍콩법인의 순이익 감소는 글로벌 증시하락에 따른 운용자산 감소와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운용사의 본업인 펀드 운용에 따른 수수료 수익 부문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3분기 수수료 수익으로 789억원을 거뒀다.
부동산 특화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호실적도 눈에 띈다. 지난 2분기 급격한 순익 증가세를 보였던 이지스운용이 3분기에도 2배가량 순익을 늘린 것이다. 이는 자체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평가이익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평가이익이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지속적인 투자로 증가한 펀드 설정 규모가 안정적인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책임투자의 일환으로 자기자본 투자도 수행하면서 평가이익이 증가했는데 이 부분은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순익 늘린 KB·삼성·키움·한화
뒤를 이어 KB자산운용이 3분기 순익 3위를 기록했다. KB운용은 지난 3분기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한 23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영업비용이 소폭 늘었으나 수수료 수익을 포함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261억원 대비 25% 늘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가 증가했으나, 자산관리 규모가 커지며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주식형 및 대체자산 펀드에서 성과보수를 많이 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성장했다. 3분기 순익은 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86억원 대비 2% 증가했다. 고유자산 해외투자 금액으로 영업외수익이 늘어난 것이 도움이 됐다. 삼성운용의 3분기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했지만, 영업외수익은 5배가량 늘어났다.
전년과 비교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은 3분기 116억원을 벌어들이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1% 증가했으며 직전 분기 대비 673% 늘어난 수치다. 자산관리 수수료는 소폭 감소했으나 펀드 운용보수가 대폭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영향이다. 3분기 키움운용의 영업이익은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74억원 대비 108% 증가했다.
직전분기 관계기업 주식 가치 하락으로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던 한화자산운용은 전년 대비 순익을 늘렸다. 3분기 순익은 107억원으로 전년 57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가운데 영업비용도 감소한 영향이다. 3분기 수수료 수익은 3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12% 감소했다. 운용 중인 펀드의 성적이 좋아진 데 따른 성과보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분사·합병 영향에 순익 줄어든 한투·신한
전년 대비 수익성을 늘린 이들 운용사와 다르게 순익이 감소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운용사들도 있다. 다만 분사 및 합병의 영향이 컸던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지난 3분기 순익은 74억원으로 전년 112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이는 지난 3분기 한투운용의 실물대체운용 부문이 물적 분할해 한국투자리얼에셋을 설립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수수료가 높은 대체투자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실물대체운용 부문이 한국투자리얼에셋으로 분리되면서 순이익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의 3분기 순익은 전년 71억원 대비 44% 감소한 40억원이다. 영업수익을 전년 대비 18%나 늘렸지만 영업비용이 57%나 증가한 탓이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합병하면서 임직원이 늘어나며 판매·관리비가 51% 증가했고, 전년과 비교해 어려워진 증시 상황에 자기자본 투자한 자산의 평가가치가 하락한 영향도 받았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대체투자운용과의 합병으로 전년과 비교해 판관비가 증가했다"며 "작년과 비교해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평가손실이 생겼으나 시장이 회복하면서 복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자산관리 수수료가 줄어들며 순익이 소폭 줄었다. 지난 3분기 순익은 53억원으로 전년 54억원 대비 2% 감소했다.
한편 10위권 밖의 교보악사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IBK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등도 모두 나란히 순익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