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린이날에는 증권사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미성년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이 비대면 실명확인 관련 제도 손질을 지난달 막 마쳐서다. 물론 증권사에서도 자체 확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린이날 당일 계좌를 트려면 조금 서두를 필요는 있다.
5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게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개편했다. 작년 7월 발표한 '금융규제혁신 추진방향'에서 외부자원 및 신기술 활용 활성화의 일환으로 담겼던 내용이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2015년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명의자 본인으로만 한정했다. 이에 그간 미성년 자녀의 주식 계좌를 개설하려면 부모가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들고 직접 증권사 지점에 가야 했다.
하지만 올해 어린이날에는 자녀에게 주식계좌를 선물하기 한층 수월해졌다.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으로도 미성년 자녀의 계좌 개설이 가능해져서다. 개설 방법은 성인 계좌 개설과 같고 인증 과정에서 부모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이후 증권사 지점에서 영업일 기준 1~2일의 확인 과정을 거쳐 계좌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증권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며 마케팅에 한창이다.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 인구가 지난달 말 기준 765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을 잠재적 투자자로 보고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달 18일 금융투자업계에서 처음 이 서비스를 시작한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소수점 주식 증정을 내세웠다. KB증권은 이달 19일까지 삼성전자나 애플 등 국내외 대표 종목 가운데 미성년 자녀에게 선물하고 싶은 종목 1개를 선택하면 자녀 계좌로 1만원 상당의 소수점 주식을 제공한다. 또 미성년 자녀 계좌로 주식 정기구매 서비스에 가입하면 해외주식쿠폰 1만원을 추가로 준다.
NH투자증권은 내달 4일까지 미성년 자녀 계좌를 개설해 애플 등 선물하고 싶은 해외주식 종목을 선택하면 2만원 상당의 소수점 주식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최초 개설에 한해 1회 주식거래 시 30달러의 투자지원금도 있다.
지난달 26일 이 서비스에 뛰어든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까지 최대 6만원의 투자지원금을 준다. 새로 계좌를 개설한 미성년자에게 2만원을, 부모 계좌와의 가족 결합 시 추가 1만원, 해외주식 100만원 이상 매수 시 추가 3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계좌로 주식을 살 때는 증여세에 대한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 자체가 증여에 해당해서다. 현행 세법에서는 미성년 자녀에 대해 20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증여 재산 공제는 10년 단위이기 때문에 1살부터 10살까지, 이후 11살부터 20살까지 최대 40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