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테마의 상징과 다름없던 아이온큐(IONQ) 주가 급락으로 이 종목의 주가변동을 3배로 추종하는 해외 상장지수증권(ETP) 'Levshares 아이온큐 3X ETP'(이하 아이온큐 3배 ETP)가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 가운데 결국 이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게 됐다.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해당 ETP를 운용하는 레버리지셰어즈는 9일(현지시간) "아이온큐의 주가 하락으로 ETP 증권의 가치가 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며 "투자자들은 오는 15일까지 해당 상품을 상환해야 하고 의무상환금액은 0원으로 설정됐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현재 상장폐지 결정 및 매매정지 상태에서 15일 환매가 진행되는데 운용사가 돌려주는 환매금액은 0원, 즉 돈 한 푼 못 받고 강제 청산 당한다는 의미다. 해외거래소에 상장한 상품이지만, 국내 투자자들도 해당거래소 상품을 중개하는 증권사를 통해 매매할 수 있었기에 직접적인 손해가 불가피하다. ▷관련기사: "33만원이 휴지 조각"…'아이온큐 3배 추종 ETP' 상장폐지(1월 9일)
이 상품의 기초자산인 아이온큐는 대표적인 양자컴퓨터 테마주로 꼽히면서 서학개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왔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5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7월1일 6.84달러에서 12월31일 41.77달러로 급등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아이온큐 주식 보유액은 2조7456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20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영향으로 양자컴퓨터 테마주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아이온큐도 전 거래일보다 39.00%(19.34달러) 급락한 30.25달러에 지난 8일 거래를 마감했다.
기초자산인 아이온큐 주가 급락은 주가변동을 3배로 추종하는 '아이온큐 3배 ETP'로 불똥이 튀어 상장폐지로 직행하게 만들었다. 이 상품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224.11달러(32만7470원)였으나 순식간에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운용사 레버리지셰어즈는 "8일 오전 9시 30분(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아이온큐 주가가 38.80달러로 전날 종가(49.59달러) 대비 21.76% 하락했다"며 "이는 손실률 임계치인 16.67%를 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리밸런싱(가격 재조정)을 진행하던 가운데 아이온큐 주가가 33% 이상 급락(레버리지 3배이므로 100% 손실 발생)하면서 ETP의 가치는 0달러 밑으로 급락, 증권의 가치가 사라지면서 상장폐지 절차에 진입한 것이다.
주가 변동을 3배 추종한다는 건 상승기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처럼 급락 시 순식간에 손실이 불어난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