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일반 국민이 첨단전략산업 투자에 참여하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오는 22일부터 판매한다. 반도체·이차전지·인공지능(AI)·바이오·방산·로봇 등 미래 성장산업에 민간 자금을 공급하고, 투자 성과를 국민과 나누겠다는 취지다. 일반 국민 모집액 6000억원에 정부 재정 1200억원이 후순위로 더해져 정부가 손실을 먼저 부담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정부가 손실 먼저 떠안는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이달 22일부터 6월11일까지 3주간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판매사는 은행 10곳과 증권사 15곳 등 총 25곳이다. 선착순 판매 방식으로 물량이 소진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의 일부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150조원을 첨단산업 생태계에 공급하는 대형 정책금융 프로젝트다. 올해 직접투자 3조원, 간접투자 7조원, 인프라 투융자 10조원, 초저리대출 10조원 등 30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국민참여형 펀드 6000억원은 민간운용사가 맡는 간접투자 7조원 안에 포함된다.
이번 펀드 구조의 핵심은 손익 배분 방식이다. 정부 재정 1200억원은 10개 자(子)펀드에 후순위로 투입돼, 손실 발생 시 자펀드 결성금액의 20% 범위에서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손실을 흡수한다. 반대로 수익은 선순위인 국민 투자자에게 우선 배분한다. 여기에 투자금액 기준 최대 40% 소득공제(최대 1800만원)와 배당소득 9% 분리과세(5년) 등 세제혜택이 더해진다.
전체 판매액의 20%인 1200억원은 서민 전용 물량으로 배정한다. 판매 기간 3주 중 첫 2주인 이달 22일부터 6월4일까지 서민 전용 물량을 별도로 운영한다. 이 기간 안에 팔리지 않은 잔여 물량은 3주차에 전 국민 대상으로 전환해 판매한다. 만약 모집액이 6000억원에 미달할 경우 산업은행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최대 300억원을 추가 출자해 보충한다.
서민 기준은 서민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같다.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근로소득 외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가 기준이다.
나혜영 금융위 국민성장펀드추진단 과장은 "일부 투자자에게 가입 기회가 집중되는 것을 막고 보다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서민 대상 판매분을 별도 배정했다"고 설명했다.자펀드 10곳이 운용…첨단산업에 신규자금 공급
이번 펀드는 사모재간접공모펀드 방식으로 설계됐다. 국민이 판매 창구에서 펀드를 매입하면 자금은 미래에셋·삼성·KB자산운용 3개 공모펀드 운용사로 흘러들어간다. 이 공모펀드들이 10개 자펀드에 분산 출자하면 자펀드 운용사들이 실제 첨단산업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이날 실제 투자운용을 담당할 자(子)펀드 운용사 10곳도 함께 공개했다. 대형 자펀드는 디에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1200억원 규모로 운용한다. 중형 자펀드는 라이프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4곳이 각각 800억원 규모로 맡는다. 소형 자펀드는 더제이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4곳이 각각 400억원 규모로 운용한다.
자펀드는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반도체·이차전지·AI·방산·바이오 등 12개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그중 30% 이상은 비상장기업 및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에 유상증자·메자닌 등 신규 자금 공급 방식으로 집행해야 하고, 코스피 투자는 10% 이내로 제한된다. 결성금액의 40%는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운용한다.
공모펀드 운용사는 3곳이지만 투자자가 받는 수익률은 동일하다. 투자자는 미래에셋·삼성·KB자산운용 상품 중 어느 공모펀드에 가입하더라도 동일한 10개 자펀드의 운용 성과를 공유하게 된다. 나 과장은 "공모펀드는 3개 운용사에서 자금을 모집하지만 자펀드에는 규모별로 동일하게 출자된다"며 "어느 상품에 가입해도 동일한 수익률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펀드 운용사에게 적용되는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은 연 6%(5년 누적 30%)다. 펀드 수익률이 이 기준을 넘기면 운용사가 기본 보수 외에 추가 성과보수를 가져가는 구조다. 총보수는 연 1.2%(온라인 1.0%) 수준으로, 시중 사모재간접공모펀드 평균(1.7~2.3%)보다 낮다. 20%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자펀드 운용사도 시딩 투자자로 참여해 후순위 구조에서 함께 책임을 지도록 했다. 운용 결과는 3개월 주기로 공시하며, 운용사별 상위 10개 투자 대상도 공개한다.5년 만기 폐쇄형…수익률은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은 만기와 환금성이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만기 5년의 폐쇄형 펀드로 설계돼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펀드 설정 이후 90일 이내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지만 유동성이 낮아 거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이 있다. 투자 후 3년 이내 양도할 경우 감면세액 상당액도 추징된다.
나 과장은 "일반적인 정책성 펀드는 만기가 8년 정도이지만 투자자 부담을 고려해 이번에는 만기 5년으로 설정했다"며 "프리 IPO(상장 전 투자) 단계 기업에 투자하거나 5년 안에 엑시트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 운용사들이 투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목표 수익률도 공개하지 않았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인 만큼 투자 성과는 실제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재정이 손실을 먼저 부담하는 후순위 구조와 세제 혜택을 통해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 과장은 "재정이 20% 범위에서 각 자펀드의 손실을 우선 부담하고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해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펀드 수익률도 높게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운용사들이 잘 운용하면 펀드 수익률도 잘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5년간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는 것에 맞춰 국민참여형 펀드도 매년 조성한다는 목표다. 금융위원장의 직접 가입 여부는 판매 추이를 보고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펀드 판매 상황과 수익률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가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