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기계에게 3연패 후 첫 1승을 거뒀다.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상대로 한 세기의 바둑대결 제4국에서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상대전적 3대1이 됐다.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은 대부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아직까진 인공지능이 능가할 수 없다고 여겼던 바둑에서 인간이 무참하게 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첫 승을 따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앞선 세 번의 대국과 다르게 집을 우선 차지하는 실리 전법을 썼다. 특히 이세돌 9단은 중앙에서 승부수를 던지며 흐름을 바꿔놓았다. 앞선 경기처럼 중앙을 내주면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어 좌변 알파고의 대마를 압박하면서 선수를 잡았고 상중앙에 잡혔던 백돌을 연결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이세돌 9단은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 후 그는 "한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3연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까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3연패를 당하고 난 뒤 정신적 충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그렇지만 즐겁게 뒀고 이번에 한판을 이겨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도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는 두 가지 약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백돌보다는 흑돌을 쥐었을 때 약하고, 상대방이 예상치도 못한 수를 던졌을 때 버그에 가까운 실수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기의 대국 마지막 제5국은 오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