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케이블TV 인수에 강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23일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케이블TV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 "통합 방송법이 국회 심의를 거치고 있는데, IPTV 사업자가 MSO(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인수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LG유플러스] |
권 부회장이 언급한 통합방송법은 방송법과 IPTV법을 일원화하는 것인데, LG유플러스와 같은 IPTV 사업자의 SO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CJ헬로비전의 M&A를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다.
그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불허 결정으로 무산된 데 대해 "SK텔레콤은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인 것 같다"고 평가하며 "LG유플러스는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와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를 통해 방향을 잡은 뒤 추진할 것이므로 전철을 밟을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M&A 추진 상황에 대해서는 "실무적으로 논의는 되고 있겠지만, 아직 보고받은 것이 없다"면서도 LG그룹의 M&A 관련 인력을 충원해 팀을 꾸렸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인수 대상에 대해서는 "씨앤앰(딜라이브)은 사모펀드가 갖고 있다. 딜하기가 심플해야 하는데 복잡하면 힘들다"고 했고, CJ헬로비전의 변동식 신임 공동대표가 취임 직후 '회사를 팔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변 대표의 프로필을 홍보실에 문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표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직원들이 얼마나 멘붕이겠느냐. 불만이 찌를 텐데 단호하게 얘기해줘야 한다. 이해가 간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권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기자들과 만난 건 올 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권 부회장은 지난 1월에도 케이블TV 인수와 관련 "가격대비 밸류가 있으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사물인터넷(IoT) 분야 등 '1위 DNA'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나타냈다. 그는 "우리 회사 IoT 가입자가 43만 가구다. 경쟁사는 7만~8만 정도다. 1등의 기회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며 "모바일 분야는 LG유플러스가 3등이지만, IoT 분야는 향후 1년 굉장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마케팅 콘셉트가 경쟁사 대비 불분명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KT의 '기가가 빠르다'를 고객이 좋아할까. 통신사들이 과시욕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LG유플러스는 돈을 많이 써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하지 않겠다. 그것은 SK텔레콤이 더 잘할 것이다. 우리는 신뢰 가는 회사, 따뜻한 소속감이 있는 회사, 인간미가 넘치는 회사로 인식될 것"이라고 했다.
방통위가 단말기유통법 위반 관련 LG유플러스를 조사하기 하루 전날 권 부회장이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만난 일과 자사의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논란에 대해서는 "LG유플러스 식구들은 부회장의 친구가 방통위원장이라서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역차별 아니냐고 한다. 소통을 잘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다단계 문제를 논란 때문에 접지는 않겠다.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인간존중 경영을 통해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지난 40년 회사를 다녀봤는데, 돈과 기술은 다 있다. 차이가 나는 것은 사람이다. 직원들에게 '피플 퍼스트'(People First), '지피지씨'(GREAT PEOPLE, GREAT COMPANY)를 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