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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해외시장 성적 '극과극'

  • 2017.08.28(월) 15:21

글로벌 시장서 훨훨 나는 국내 게임사들
IP 분쟁 탓에 '골머리' 앓는 경우도 있어

 

국내 게임 업체들이 해외 시장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 컴투스 등 해외 시장에서 자사 게임이 인기를 끄는 곳은 실적도 펄펄 날고 있으나, 해외 시장이 부진한 쪽은 실적도 쪼그라들고 있다.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다 대형사 위주로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해외 시장 성적이 성장성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80조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잡아라

 

28일 시장조사기관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소비시장 규모는 올해 471억달러(약 52조7600억원)에서 오는 2021년 706억달러(79조8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온라인 게임 시장은 210억달러(23조5200억원)에서 274억달러(30조69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도 성장성은 여전하지만 규모 측면을 보면,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24억4300만달러(2조7400억원)에서 29억8600만달러(3조3400억원), 온라인 게임은 47억3800만달러(5조3100억원)에서 61억2700만달러(6조86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국내와 글로벌의 온라인 게임 성장성은 비슷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경우 큰 차이가 난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작년부터 2021년까지 50%나 성장할 전망이나, 국내의 경우 22%에 그친다. 이런 까닭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적이 우수한 게임사들이 펄펄 날 수밖에 없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대표적인 글로벌 플레이어는 넥슨,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등이다.

 

넥슨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470억6400만엔(47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2% 늘어난 162억7800만엔(1653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의 해외 매출액을 보면 성장 동력이 해외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매출은 156억2500만엔으로 전체의 44%에 달한다. 한국은 149억5400만엔으로 34%다. 이어 일본 38억9100만엔(9%), 북미 17억600만엔(4%), 유럽 및 기타 19억4700만엔(9%) 순이다. 사드 배치 논란 등 정치적 이슈를 뛰어 넘는 게임 지식 재산권(IP)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중국 지역 '던전앤파이터' 9주년 업데이트와 아이템 판매 성과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도 2분기 국내 매출액은 2610억원이었으나, 해외는 2791억원에 이른다. 작년 2분기 국내 매출이 1489억원, 해외가 2029억원이었던 점을 보면 국내 성과도 눈부시지만 해외 실적이 성장의 규모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국가별 매출 비중은 한국 48%, 북미 24%, 동남아 13%, 일본 5%, 기타 10%로 고르게 분포해 지역별 문제 발생에 따른 리스크도 적은 편이다.


넷마블은 3분기도 해외에서 풍년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 선보인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18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컴투스도 해외 성적 측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다. 이 회사 2분기 매출 1294억원 가운데 국내는 171억원, 해외는 1123억원에 달한다. 해외 비중이 87%로 압도적이다. 작년 2분기 국내 190억원, 해외 1076억원이었던 것에서 해외 비중이 더 커졌다.

 

특정 국가에서만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게 아니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다각화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이 확인된다. 아시아·태평양 31%, 북미 35%, 유럽 18%, 중남미와 기타 3% 순이다.

 

 

◇ 해외 IP 분쟁에 시달리는 곳도…다양한 지역 진출 '필요'

 

해외에서 날아다니는 게임사들과 달리 대부분 중소형 상장 게임사들은 국내에선 대형사들에 치이고 해외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보이지 못하면서 부진하고 있다.

 

14개 중소형 게임 상장사(웹젠·네오위즈게임즈·게임빌·더블유게임즈·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선데이토즈·조이시티·액토즈소프트·룽투코리아·와이디온라인·한빛소프트·드래곤플라이·액션스퀘어·넥슨지티)의 올 2분기 매출 총합은 2882억원으로 작년보다 5.9%나 감소했다.

 

이들 회사도 해외 진출을 꾸준히 노리고 있으나, 해외 진출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이다. 중국 게임사들과 IP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전년대비 적자전환하는 등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2분기 국내 매출액은 약 93억원, 해외는 129억원 수준이었는데, 해외만 보면 작년 169억원에서 크게 하락했다. 대표작인 '미르의전설2'의 중국 매출도 흔들리고 있다. 

 

대형사라고 해서 해외 진출이 쉬운 것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리니지M의 성공에 힘입어 국내 매출이 작년 2분기 1483억원에서 올 2분기 1740억원으로 급증했으나 해외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진해 성장성을 제한했다. 이 회사 북미·유럽 매출은 작년 2분기 404억원에서 올해 2분기 287억원으로, 일본은 130억원에서 104억원으로, 대만 역시 118억원에서 9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적절한 현지화와 IP 관리 작업, 지역 다각화가 해외 시장 성공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는 게임사들도 새로운 게임이 성공해야 추가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지 특성에 맞는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가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이유"라며 "우수한 파트너사와 협업해 IP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국가 진출을 통해 특정 국가의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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