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사들이 무인 비행장치 '드론' 관련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4G(4세대 이동통신) LTE 망을 이용해 용산 사옥에서 8km 떨어진 곳의 미아를 드론으로 3분 만에 찾아내는 서비스를 시연했습니다.
SK텔레콤도 LTE 망을 활용해 춘천 봉의산에서 조난자를 드론으로 2분가량 만에 발견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바디캠) 230대와 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를 결합한 공공 안전 솔루션을 강원소방본부에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KT의 경우 지난 3월 드론이 택배를 배송하는 장면을 시연한 바 있습니다. 내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선 5G를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5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드론의 안전 운용을 위한 저고도 교통관리체계 개발 및 실증 시험' 사업의 공동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이와 관련한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 드론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를 시연하는 장면이다. [사진=KT] |
◇ 규제 완화 분위기·시장 성장 가능성 '쑥쑥'
최근 이통3사가 드론 사업에 일제히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 규제가 완화되고 있으며 시장 전망 또한 밝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약 7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3년까지 13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틸그룹)
관련 업체의 고성장도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중국 드론 업체인 DJI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2600만달러(약 290억원)에서 지난 2015년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올해는 15억달러(1조64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DJI의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하며, 기업가치는 100억달러(약 10조9000억원)에 이릅니다.
정부의 드론 관련 규제도 완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드론 특별 승인제'가 시행되면서 별도의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야간·비가시권 비행이 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드론 산업 활성화 지원 로드맵'을 연내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관련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 기술 개발, 융합 생태계 조성 등의 방안도 추진됩니다. 드론은 국가 19대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로도 선정됐었는데, 최근 발표된 4차산업혁명 대응 정책에도 드론 활성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해상 구조 활동에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통신 재난에 대한 우려도 드론 시장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시적으로 통신 두절 사태를 겪은 시민들은 외부와 소통이 단절되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드론은 생존자 파악, 구호품 조달 등 구조 활동 외에도 통신 시설을 긴급 복구하는 일에도 쓰입니다.
지난 1일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는 이동 기지국과 발전 차량, 이동용 마이크로웨이브, 드론 등 긴급복구 장비를 동원해 통신 재난 상태에 대비해 통신 시설을 복구하는 훈련을 했었죠.
◇ 5G 시대, 드론 관련 서비스 활성화 이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내후년 5G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통3사의 드론 시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초고속·초저지연이 특징인 5G 망이 상용화되면 드론 관련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여 대중화를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LG유플러스가 소개한 드론 관련 서비스 확대 계획을 보면 어떤 서비스가 대중화될지 가늠할 수 있는데요. 이동통신사들의 새 먹거리가 발생한 지점도 엿보입니다. 이 회사는 드론을 활용해 운수·물류산업 및 보안과 측량, 안전점검, 재난감시 등의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드론을 이용한 택배는 우리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 영역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등 전세계 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 아마존의 드론 활용 택배 서비스 '프라임 에어'[사진=아마존] |
드론은 다른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도 전망됩니다. SK텔레콤은 5G가 상용화되면 드론과 증강현실(AR) 기술이을 결합돼 화재를 진압할 때 건물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효율적인 구조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서비스를 직접 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나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손잡고 대규모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겠죠. 우리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느린 국가로 관련 서비스나 플랫폼 등을 수출할 수도 있겠고요.
그러니 벌써부터 '드론 서비스, 내가 잘 한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상 2개 사업자만 제치면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통신업 특성상 고품질 이미지 구축이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과거에 이동전화의 통신사 식별 번호가 '01X'에서 '010'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된 배경은 일부 번호가 고품질 브랜드로 각인된 데 따른 것이었죠.
◇ 드론의 안정성 확보 등 기술 개선도 필요
다만, 다가오는 5G 시대에서 드론의 역할에 기대감이 큰 이유를 뒤집어 보면, 아직은 관련 기술 수준이 완전하진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드론이 여전히 많은 사고 위험성을 갖고 있어서죠.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지난 2014년 이후 200회에 달하는 드론의 여객기 항로 근접 사례가 보고됐습니다.(LA타임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드론 관련 기술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을 미국은 오는 2020년, 국내의 경우 오는 2024년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민간 여객기의 사고 수준(미국 2012년 기준 100만 시간당 2회)를 기준으로 안전한 운용이 가능한 시점입니다.
이통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이 더욱 개선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