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추가 요금을 내면 택시를 즉시 부르거나 좀 더 빨리 이용할 수 있는 유료 호출을 도입한다.
일부 택시들의 호출거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긴 하지만 국토교통부·서울시의 법적 검토를 거쳐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또 과거 법제처에서 택시 유료 호출을 불법으로 규정한 적 있어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18 미디어데이' 를 열어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유료 호출 기반의 즉시 배차와 우선 호출을 도입해 택시를 좀 더 쉽게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즉시 배차는 돈을 내고 택시를 부르면 바로 인근 차량을 보내주는 서비스다. 우선 배차도 유료 호출 시 교통정보, 기사의 상황 별 호출 수락비율 등을 인공지능으로 파악한 후 금방 올 수 있는 택시를 먼저 잡도록 한다.
호출비는 운행거리와 관계 없이 정해진 금액을 부과한다. 서울 콜택시의 야간 호출비인 2000원보다 높은 선에서 가격을 매길 예정이다.
유료 호출에 배차가 쏠려 무료로 택시를 부르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 기사 대상 포인트 제도도 운영한다. 무료 호출 응답 건수 등 기사의 운행 실적과 평가를 고루 따져 환급 가능한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무료 호출에 자주 응답하면 포인트를 많이 주는 식으로 배차를 유도했다.
그러나 유료 호출 서비스는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대한 법률(택시발전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어 실제로 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안에 따르면 택시운수종사자 즉 기사가 기본 운임, 이동거리당 운임 등 관할관청에 신고한 요금 이외에 추가로 돈을 받을 수 없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측에서 호출비를 걷기 때문에 택시발전법을 어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택시발전법 적용대상인 기사가 돈을 직접 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위법요소를 피해 갔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호출비는 택시 플랫폼 사용료 형태로 부과되며 이동거리 등 운임과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사용료는 기사에 신고 의무가 있는 운임이 아니라는 점도 택시발전법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다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택시발전법 적용대상은 기사이니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받지 못해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발표했으며 법적 검토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료 호출 서비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2015년 티맵택시에 추가 요금을 최대 5000원까지 얹어 기사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 도입을 시도했다. 이 서비스는 법제처가 불법으로 결론 내리면서 무산됐다.
법제처에선 기사가 승객 스스로 추가한 돈을 받는 건 신고되지 않은 요금을 받는 것으로, 택시발전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요금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도 고려했다.
호출비를 신고되지 않은 요금이나 비용 인상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유료 호출 서비스 도입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 측은 플랫폼 사용료를 명목으로 호출비를 걷어 위법요인을 피해간다는 구상이나 유관기관에서도 합법적이라고 판단할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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