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0일 오후부터 1000원을 더 내면 택시 호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유료 서비스에 나선다. 당초 추진하려 했던 4000~5000원 수준의 유료 호출 서비스 '즉시배차(주변 빈택시를 자동연결)'는 정부 압박에 밀려 유보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료 호출이 사실상 요금 인상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포인트 제도 등의 대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유료 택시호출 서비스 '스마트 호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호출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도로 교통 상황을 실시간 분석, 기사의 과거 운행 패턴 등을 분석해 호출 성공률을 높이는 유료 서비스다. 원래 우선호출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스마트 호출이란 서비스명으로 정했다.
스마트 호출 이용료는 1000원이며 미터기 요금과 별도로 부과된다. 운행 완료 시 카카오T 앱에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된다. 호출이 성사되어야만 결제가 된다.
호출비는 당초 예정했던 금액보다 낮게 결정됐다. 카카오택시의 유료호출은 크게 우선호출(현 스마트호출)과 '즉시배차(주변 빈택시를 자동연결)'로 나뉘었으며 우선호출은 일반 콜비 수준인 1000원~2000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즉시호출은 이보다 비싼 4000원~5000원에 책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최근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국토부는 카카오의 유료화가 실질적인 택시요금 인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자체에서 제시하는 수준으로 호출비를 낮추라고 권고했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는 택시호출료를 1000원으로, 서울시는 이 시간대를 제외한 새벽(0시~4시)에만 2000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의 이 같은 입장에 따라 카카오는 우선호출의 콜비를 1000원으로 책정했다. 아울러 4000~5000원 수준의 즉시배차 서비스를 유보키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즉시 배차는 다른 서비스인 만큼 호출비를 비롯한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일단 스마트 호출부터 운영하면서 즉시 배차 등 수익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만을 선호하게 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일단 스마트 호출 목적지는 기사에게 노출되지 않게 했다. 기사는 스마트 호출을 수락한 후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호출에 응답한 기사가 목적지를 확인한 후 연결을 취소하면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 호출에 응답할 수 없게 된다.
택시 기사의 호출 수락에 대한 동기를 마련코자 일종의 인센티브인 포인트 제도를 운영키로 했다. AI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응답 확률이 낮은 일반 호출을 분류해 기사회원에게 해당 호출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고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택시 업계에선 포인트 제도가 배차 집중 현상을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포인트 제도는 기사의 현장 상황 판단에 따라 비인기 호출에 응답할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