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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KT스카이라이프, 통일은 대박?

  • 2018.05.21(월) 17:22

北산악지형 고려하면 위성방송 효율적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의 북한 진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위성방송 사업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죠. 북한의 산악 지형을 고려하면 별도의 인프라 구축 과정이 불필요한 위성 방송이 초기에 진입하기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대신증권은 '전파는 국경 없다 북에도 접시 달자'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남북관계 개선시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KT스카이라이프를 콕 찍기도 했는데요.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남북 관계 개선으로 한국의 콘텐츠가 북에 전송된다면 확장성이 용이한 위성을 가장 먼저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케이블TV나 IPTV의 경우 네트워크 공사가 선행돼야 하고 지상파도 TV 송신소를 추가로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010년에 발사한 KT의 올레 1호는 한반도 전체를 커버할 수 있어 북에도 안테나접시와 셋톱박스만 설치하면 한국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도 이런 강점을 인식한듯 최근 연이어 북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KT스카이라이프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북한이탈아동에게 다양한 미디어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독자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는데요.

이달 초 북한이탈아동을 돌보는 대안학교인 금강학교와 우리집2에 사랑의 안테나를 설치하고, 14일에는 금강학교 초등학생을 초청해 방송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3월에도 '통일 시대'를 대비해 북한이탈주민 대상으로 방송 관련 지원 서비스에 나서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를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은 "KT스카이라이프는 한반도 전역에 실시간 방송을 즉시 송출할 수 있는 유일한 위성방송사업자"라며 "통일미디어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통일 대비 방송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기업이 북한과 관련한 활동을 한다고 밝히는 사례는 그리 흔한 일은 아니죠.

 

 


그렇다고 KT스카이라이프가 일시적인 이벤트 성격으로 이런 사업을 벌인 것은 아닙니다. 꽤 오래전부터 경험이 쌓이고 있습니다.

2002~2003년 신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건설사업 현장에 위성 방송 서비스를 제공했고, 2004년 9월에는 개성공단에 위성방송을 서비스했습니다. 또 2006년 6월 독일 월드컵 경기 영상을 북한중앙방송에 전달했죠. 2007~2008년에는 금강산 관광특구에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남북 화해모드 조성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 협력사업이 재개·추진되면 자국민 대상으로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통일미디어위원회와 남북방송통신교류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남북 방송 교류와 통일대비 위성방송의 역할을 지속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1990년 10월 독일이 통일한 이후에도 위성방송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을 보면 우리나라에선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해집니다.

'독일통일과정에서 위성방송의 역할에 대한 연구'(2015년, 심영섭 교수)라는 논문을 보면 독일 통일 이전에도 동독 TV 시청자의 10% 이상이 위성으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었는데, 통일 이후 5년 사이 위성방송의 점유율이 50%에 도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고 합니다. 

이는 동독의 지상파 방송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독 국영방송에 대한 불신, 서독 자본주의 방송에 대한 열광 등 복합적인 이유가 연계된 측면도 있다는 게 논문의 분석입니다. 특히 동독의 지형도 북한과 유사하게 산악 지형이라는 점이 위성방송의 강세 원인이라고 지적되는데요.

 

다소 먼 이야기 이지만 이런 경우 한 기업 집단의 가입자 수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도 통일 시대에 대비해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다만 앞서 언급된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의 발언에서 주목할 대목 중 하나는 '자국민 대상으로 위성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표현입니다.

 

완전한 통일이 되기 전에는 북한이 남한의 위성방송을 자국민인 북한 주민 대상으로 허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통상 어느 나라든 방송 프로그램은 몰라도 방송 플랫폼 산업에 대한 외국 서비스 제한을 두는 게 일반적이니깐요. 시장경제 문호를 개방한 중국도 정치적 통제 등의 목적으로 특정 SNS나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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