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무협게임 '열혈강호'로 유명한 엠게임이 스마트팜 회사를 세우고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게임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심화에 따라 중견사들이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팜과 같은 게임 이외의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엠게임은 지난 1분기중 스마트팜 회사인 엠팜을 신설한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농작물 경작지의 기온, 습도, 일조량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시설을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엠팜의 구체적인 사업모델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스마트팜 시스템과 컨설팅 이용료 등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엠게임은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팜 자문, 구축 및 관리업을 포함해 여러 업무를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관련 사업을 준비했다. 당시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사업을 위한 전자상거래 금융업, 가상현실(VR) 테마파크 사업을 위한 VR장비 제조 및 도소매업을 함께 추가하고 가상화폐 자회사 설립을 예고하기도 했다.
올 들어 신사업에 시동을 걸면서 지난 1분기에 가상화폐 자회사인 블록체인인사이드를 세운데 이어 엠팜도 설립했다.
엠게임 관계자는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설명한 것처럼 IoT와 농업을 결합해 스마트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제 막 회사를 세워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같이 신사업을 개척하는 건 엠게임과 같은 중견사가 기존 시장에서 대형사를 따라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임 스케일이 크고 화려해지면서 인력, 자금에서 밀리고 성과를 내기 힘들었던 것. 이에 따라 대형사와의 경쟁을 피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필요성이 커졌다.
중견사들은 통상 게임 아이템 거래 등 기존 사업 경험을 토대로 성과를 내기 수월한 신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이종게임간 아이템 거래 플랫폼인 브릴라이트를 구축 중이며 네시삼십삼분, 액션스퀘어 등과 함께 추진한다. 파티게임즈도 모회사인 모다 산하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 거래 시스템에 가상화폐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달리 엠게임의 스마트팜 사업은 게임과 관련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엠게임 관계자는 "스마트팜 사업은 게임과 같은 IT업종인 만큼 기존 역량을 활용해 진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게임사의 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팜 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실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는 스테이지당, 미션당 플레이를 몇 번 하는지, 특정 콘텐츠에 이용자가 집중되지 않는지 등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면서 "게임 이용현황 분석 알고리즘을 다른 분야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도 "스마트팜은 기본적으로 IT 역량을 토대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데이터 분석기술을 갖췄다면 외부 농업 전문가 등과 손 잡고 충분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