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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망사용료 분쟁]上 연이어 터질 시한폭탄

  • 2019.11.22(금) 15:58

SKB, 방통위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 갈등중재 요청
계속 반복되는 망 사용료 분쟁…향후에도 발생할 듯

글로벌 콘텐츠업체(CP)와 국내 인터넷사업자(ISP)의 망 사용료 문제는 몇 년째 이어지는 이슈다. 인터넷사업자가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콘텐츠업체가 그 망을 이용해 사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로가 서로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망에 대한 사용료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다. 망을 구축한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망 사용료를 더 받고 싶고 망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망 사용료를 덜 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넷플릭스로 다시 불거진 망 사용료 논란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 망 사용에 대한 갈등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접수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수 차례 망 사용료 협상을 요구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000여 개의 인터넷사업자들과 협력해 무상으로 오픈커넥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네트워크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SK브로드밴드에도 오픈커넥트 서비스 무상 제공을 여러 차례 걸쳐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트래픽

구글이나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의 콘텐츠 제공사업자들은 SK브로드밴드나 KT, LG유플러스 등의 인터넷사업자가 구축한 인터넷망을 사용해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해외사업자인 경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데이터에 대한 망 사용과 △국내에 들어온 데이터를 사용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망 사용이 있다. 국내에는 이미 인터넷망이 충분히 구축돼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해외 트래픽이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문제가 터진 것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해외망에 투자를 하고 용량을 증설해왔는데 국내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트래픽도 급증하다 보니 감당이 되지 않아 방통위에 재정 신청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오픈커넥트(캐시서버) 제안을 했지만 SK브로드밴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픈커넥트는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를 사용자 위치와 가까운 곳(한국)에 저장해 데이터 이동 경로를 줄여 해외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오픈커넥트를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서버에 설치하더라도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트래픽이나 국내에서 사용자들에게 전해지는 트래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 설치 노력(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트래픽 감소)을 하겠다는 것이며 SK브로드밴드는 오픈커넥트를 설치하더라도 망을 사용하는 트래픽에 대한 사용료는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듯 닮은 페이스북과의 논란

망 사용료 논란은 페이스북과도 한차례 불거졌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페이스북 데이터는 KT를 통해 국내에 들어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상의 없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KT가 아닌 홍콩으로 변경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전달이 됐고 데이터 로딩 속도가 느려지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은 접속경로를 KT에서 홍콩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2016년 1월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 기준이 개정됨에 따라 KT가 과다한 접속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상호접속 제도란 : [인사이드 스토리]페북 판결로 부각된 '상호접속제도' 뭐길래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으로 국내 사용자들은 페이스북 이용에 불편함을 겪었고 방통위는 관련 소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법원은 인터넷 품질에 대한 책임은 CP(페이스북)가 아니라 ISP(인터넷사업자)에 있다고 보고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다.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분쟁이 완료되더라도 망 사용료 분쟁은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의 사례는 결국엔 망 사용료를 줄이고자 하는 CP와 망 사용료를 받고자 하는 ISP와의 갈등이었다. 특히 법원의 판결로 인터넷 품질, 속도는 ISP의 책임이 된 상황에서 ISP는 소비자의 불만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망 구축 투자를 더 늘리게 되고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CP들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기 위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분쟁은 SK브로도밴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LG유플러스, 딜라이브, CJ헬로 등은 넷플릭스와 제휴를 하면서 넷플릭스가 오픈커넥트를 구축하고 직접 망 관리를 하고 있어 망 사용료 명분으로 별도로 지급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넷플릭스와 제휴를 하면서 맺은 계약으로 향후 제휴가 종료되면 언제 다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상황을 밝힐 수가 없지만 다른 기업과는 상황이 달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면서 "제휴 종료 후에 대해서는 논의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아직 직접적인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은 구글도 시한폭탄이다. 구글은 현재 국내 ISP에 캐시서버를 구축하고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 캐시서버를 구축할 당시 국내 ISP들이 망 사용료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2년에는 LG유플러스, 2013년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2015년에는 KT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글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때 당시만 해도 글로벌 CP들과의 관계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콘텐츠 홍보 차원에서 계약했던 것"이라며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직접적으로 주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 기사: [끝없는 망사용료 분쟁]下 해결 실마리는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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