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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경제학]②콜라보로 소비자 접점 넓혀라

  • 2019.12.12(목) 16:50

[캐릭터편]캐릭터IP 활용·정체성 중요
원소스 멀티유스…다양한 결합시도해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디즈니의 협업 사례인 모바일 탁구게임 '올스타 스매시'. [자료=카카오게임즈]

한국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펭수는 요즘 가장 바쁜 인기스타다. EBS의 연습생인 펭수를 예비 연예펭귄으로만 봐야 할지, 아니면 '뽀로로'와 같은 캐릭터로 봐야 할지는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비즈니스워치는 캐릭터와 연예방송 모든 측면에서 펭수를 분석해보기로 했다. [편집자]

인기 있는 캐릭터는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기 마련이다. 캐릭터는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며 인지도를 더욱 강화한다. 브랜드도 캐릭터 특유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더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인 카카오프렌즈와 각종 브랜드의 협력 사례는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들어간 신용카드, 자동차 용품, 커피, 의류 등을 일상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한 곳에 쓴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 사례이기도 하다.

올해는 '펭수'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떠올랐다. 최근 LG유플러스는 펭수를 활용해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핵심 고객층으로 꼽히는 직장인 세대가 열광하는 캐릭터 펭수를 자사 5G 브랜드와 서비스 강화에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권세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루이비통, 라이카 등 명품 브랜드에서도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기존 브랜드가 가진 올드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면서도 고급스러움과 희소성은 그대로 유지하는 사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최고의 캐릭터로 떠오른 펭수는 이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프렌즈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카카오프렌즈와 나이키의 협업 당시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카카오]
카카오와 나이키의 만남
온·오프라인 플랫폼 협력도 눈길
각사 브랜드 '시너지 효과'

카카오가 추진한 브랜드와의 협업 중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나이키와의 만남이다.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라이언'과 나이키의 러닝화 '조이라이드'가 만났다. 캐릭터와 신발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를 진행해 카카오·나이키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월21일부터 한달간 진행된 이벤트에서 한정판으로 제공한 이모티콘 50만개는 역대 최단 기간이란 기록을 세우며 소진됐고, 카카오톡 내 나이키코리아 브랜드 탭 페이지뷰(PV)는 1390만건에 달했다. 나이키닷컴의 카카오톡 채널 회원은 48만명에서 무려 115만명으로 증가했다.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된 콜라보 굿즈(상품)는 1차 라인업이 공개 당일 완판됐다.

당시 카카오와 나이키가 온·오프라인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진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순하게 신발에 캐릭터를 가미한 수준의 협력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양사는 카카오톡 광고 플랫폼 비즈보드를 통해 관련 광고 영상을 제공하고, 카카오톡 간편가입 서비스를 통해 나이키 제품을 쉽고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이용자 동선을 마련했다. 이벤트 참여자를 대상으로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초대권도 제공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플랫폼과 콘텐츠의 시너지를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코리아와 전방위적 협업을 새롭게 시도한 것"이라며 "이용자에게 카카오톡의 접근성과 인기 캐릭터 라이언의 친숙함을 바탕으로 이색적 브랜드 가치를 제공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및 브랜드 정체성 관리 '중요'
흔해지는 것?→대중성 강화로 '롱런 발판'

각자 캐릭터·브랜드 인지도만 믿고 무턱대고 시도한 협력은 아니라는 점에서 분석의 가치가 하나 더 있다.

카카오와 나이키 모두 이른바 '메가 브랜드'인 만큼 전방위적 협업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각각의 브랜드·캐릭터 정체성을 동시에 살려낼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한다.

이번 협력에 정통한 회사 관계자는 "나이키코리아는 초보 러너를 위한 조이라이드 제품의 뮤즈로 라이언을 선택했고, 라이언은 친숙함과 귀여움을 바탕으로 러닝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하면서 이용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이라이드를 신은 라이언의 러닝하는 모습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하려 했고, 이를 경험한 이용자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도 캐릭터 인지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 9월 출시된 모바일 탁구 게임 '올스타 스매시'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디즈니 캐릭터의 협업 사례다. 올스타 스매시는 출시 전 사전 예약자 모집에 150만 명이 참가했으며 최근 구글 플레이에서 발표한 '올해를 빛낸 캐주얼 게임'으로도 선정됐다.

물론 카카오의 캐릭터는 수많은 브랜드와 협력하다 보니 너무 많은 곳에서 노출된다는 단점도 있다.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같은 과정이 캐릭터의 대중성을 더욱 강화해 롱런으로 가는 행보라고 말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캐릭터 IP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꾸준히 노출되며 사랑받아 왔다"며 "카카오프렌즈 역시 오랜 시간 동안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캐릭터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캐릭터 산업 '쑥쑥'
키덜트+영·유아 부모 세대에 '주목'

이같은 캐릭터와 브랜드 협업 사례에서 시야를 캐릭터·라이선싱 시장으로 넓히면, 어떤 사람들이 핵심 소비 집단인지, 왜 어디서 소비하는지가 궁금해진다. 캐릭터-브랜드 협업 사례가 꾸준히 나올 수 있는 텃밭이기도 해서다.

또 일시적 이벤트인지 시대를 관통할 현상인지 파악하려다 보면, 키덜트(키즈·kids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주된 축으로 성장한 사실도 눈에 들어온다. 어린 시절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소비한 현재의 30~40대가 구매력 있는 경제주체로 성장하면서 큰손으로 등장했다는 것. 실제로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에 따르면 30~40대가 전체 피규어 구매자의 71%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캐릭터의 확산 경로와 관련 상품 구매 이유 등을 살펴보면, 이같은 캐릭터 소비 문화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소비자들이 모바일 캐릭터 상품을 이용하는 이유 중 1위는 '재밌어서'(한국콘텐츠진흥원)라고 답한데서 이를 알 수 있다. 상품 본연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감성을 움직인다면 마음과 함께 지갑이 열린다.

예컨대 펭수가 회사일, 집안일 때문에 지쳐 그냥 웃고 싶은 직장인의 감성을 움직였다고 본다면 펭수 캐릭터가 가미된 수분크림이나 신용카드를 콜라보 사례로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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