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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방지법, 사업자 책임강화는 빅브라더 우려"

  • 2020.04.28(화) 17:51

인기협, 'n번방 방지법, 재발방지 가능한가' 토론회
인터넷 기업 책임강화에 실효성 우려 목소리 높아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28일 서울 역삼동 인기협&스페이스에서 'n번방 방지법, 재발방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는 관련 대책과 법안을 발표했다. 성범죄물 및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 및 형량 강화, 신상공개 확대 등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사업자의 책임 강화 부분에 대해 인터넷 업계는 실효성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28일 서울 역삼동 인기협&스페이스에서 'n번방 방지법, 재발방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민식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가 '디지털 성착취 범죄 방지 법안 실효성 검토(ISP/OSP 의무를 중심으로)' 주제로 발제하고 이어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됐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국회에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며 최근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인터넷 사업자들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공감하지만 관련 대책에 포함된 사업자 책임 강화 내용에 대해서는 실효성을 지적했다.

관련 대책 및 법안에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를 위해 삭제 및 필터링 등의 기술적 조치 의무를 기존 웹하드 및 P2P 사업자에서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로 확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성 범죄물을 신고하거나 발견 시 삭제하던 수준에서 파일 업로드 및 전송 시점에서 걸러내고 삭제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이를 위반할 시 '징벌성 과징금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발제를 맡은 최민식 교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불법정보(불법촬영물)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방송통신위원회 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행정기관이나 사법기관에서 판단해야 하는데, 이를 판단할 능력이나 권한이 없는 사업자에게 법적 의무를 부과했다"면서 "명백한 불법촬영물은 판단이 가능하지만 소수라도 아니라고 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이 들어가야 하는데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건 공적기관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의무를 부과할 때는 가능성 있는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데, 해외에서 종단간 암호화한 SNS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대화를 들여다볼 수도 없고 필터링을 할 수도 없다"면서 "관련 법안은 모든 통신 내용을 사업자가 검열하라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인터넷 사업자의 의무 및 책임 강화에 대한 부분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책임 대상을 인터넷 사업자로 대상을 확대했는데, 기존 웹하드에 업로드된 저작물은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인터넷 사업자로 확대하게 된다면 움직이고 유통되는 정보를 필터링을 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또 이는 빅브라더 검열 사회가 되는 것으로 인터넷 자유라는 대원칙을 훼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작물은 불법 여부가 제목 등을 통해 필터링 가능하지만 불법촬영물, 성착취물은 어떻게 필터링을 하겠다는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불법촬영물, 성착취물에서는 성인물이나 성적인 콘텐츠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라 착취된 촬영물인지 아닌지가 중요하고 이게 과연 발견 즉시 필터링이 가능한 것인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발견 즉시 삭제 및 폐쇄를 할 경우 증거 수집이 어렵다는 부분에서 실효성을 제기했다. 정 교수는 "특히 관련 법안에서는 사업자가 인지하면 즉시 삭제하고 폐쇄하라고 규정하지만, n번방과 같은 경우에는 즉시 폐쇄가 아니라 오랫동안 증거 수집을 해야 한다"면서 "누가 운영을 한 것인지 누가 돈을 내면서 참여한 것인지 등 증거 수집이 충분히 돼야 제대로된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n번방 사건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을 먼저 짚었다. 김 교수는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낮은 형벌로 인한 법의 위화력 상실이다"라며 "성범죄물로 인한 형량이 1~2년에 불과하지만 그로 인한 수익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우리나라의 국제 공조가 크게 성숙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으며 그동안 우리나라가 먼저 인지해 국제 공조를 요청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면서 "갈수록 국제 공조 역량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미흡하다"고 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과거 방통위 댓글 실명제법이 유튜브의 국내 지배를 초래하고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 임시조치의무가 악플을 막지 못하고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플랫폼에 조치 의무를 부여하는 법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실증사례다"라며 "n번방 사건은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사건이자 법무부와 사법부가 막아야 하는 것이며 실효적 대안은 수사기관이 디지털 범인을 더 잘 잡을 수 있도록 법적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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