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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본업' 집중해 수익성 개선 나선다

  • 2023.03.03(금) 17:02

자회사 정리한 한컴, 다시 소프트웨어 집중
MWC에서도 문서·AI기술 SDK 선보여

한글과컴퓨터가 본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사진=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본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낸다. 사업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에 힘을 싣는다. 4년만에 참가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도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회사 40개 달하던 한컴…본업으로 회귀

한컴그룹은 최근 수년간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덩치를 불렸다. 한컴그룹 계열사는 2010년 말까지만 해도 4개사에 불과했지만 2021년 말에는 40개로 늘어났다. 그 과정에서 본업인 오피스 소프트웨어 외에 AI(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 모빌리티, 메타버스, 블록체인까지 사업 영역도 넓게 확장했다. 2020년에는 연결 자회사의 호실적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초로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다음 해에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계열사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본사인 한컴의 별도 매출은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자회사의 부진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익 모두 뒷걸음질쳤다. 특히 핵심 계열사였던 MDS테크(구 한컴MDS)는 2021년 말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모빌리티를 비롯한 신사업 R&D(연구개발) 투자 증가가 원인이 됐다.

한컴은 지난해 수익이 나지 않는 자회사를 정리하고 본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한컴은 지난해 플레이그램에 주요 계열사였던 MDS테크를 비롯해 한컴인텔리전스, 한컴로보틱스, 한컴모빌리티 등 계열사 11개를 매각했다. 

한컴의 지난해 매출은 2420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비 38.2%, 42.1% 줄었다. MDS테크를 매각하면서 전체 매출과 영업익은 줄어들었지만 1200억원에 달하는 현금유동성을 얻었다. 한컴은 MDS테크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해외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과의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첫 번째 타자는 대만의 SaaS 기업 케이단모바일로, 올해 상반기 내 추가 투자를 통해 지분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케이단은 모바일 PDF 솔루션, 전자서명솔루션, 모바일 애니메이션 솔루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데, 북미와 유럽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낸다. 한컴은 케이단모바일의 기술에 한컴이 30여년간 쌓아온 오피스 SW기술을 더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한컴'으로

한컴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MWC에 참가했다. 그간 한컴은 MWC에서 웨어러블 통역기, 모빌리티 서비스 기술 연계를 포함하는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등 신사업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문서기술이나 AI 기반 OCR(광학문자인식), 챗봇을 담은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내세워 기존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컴은 지난해 주주서한을 통해 보유한 SW기술에 보유기술을 기능별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SDK로 모듈화한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우리가 평소 한컴오피스에서 이용하는 문서기술을 개별로 떼어내 판매한다는 의미다. 기업은 필요에 따라 한컴오피스의 문서 기술을 자신의 소프트웨어에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미지 속 문자를 추출해 변환하는 AI 기반 OCR(광학문자인식)이 눈길을 끈다. 한컴은 지난 2019년에도 중국 회사 아이플라이텍과 AI 전문 기업 ‘아큐플라이AI’를 세우고 OCR 솔루션, AI 콜센터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MWC에서 선보인 OCR은 아큐플라이AI와는 관계가 없는 한컴만의 고유 기술이다. 한컴은 내부적으로 OCR 기술 엔진을 개발해왔으며, '한컴오피스 2020'에 한OCR 기능을 적용했다.

한컴 관계자는 "문서에 특화된 AI OCR 엔진을 계속 개발해왔으며 관세청과 실증해 구축 사업도 진행했다"면서 "검증된 OCR 엔진이라고 판단해 SDK로 모듈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컴의 OCR 기술은 영어문서 기준 99.69%까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동으로 왜곡된 이미지를 보정하며 자연어처리(NLP) 기술로 문자를 종류별로 분석할 수 있다. 이미 삼성SDS와 원오원에도 한컴의 OCR SDK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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