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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어 카카오도 사우디 '러브콜'…위상 높이는 'K-IT'

  • 2023.05.23(화) 15:47

카카오 "문화·결제·모빌리티·커뮤니케이션 협력"
네이버·위메이드 등 'K-IT 기업' 사우디 진출 '눈길'

/그래픽=비즈워치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러브콜을 받아 기술·콘텐츠 수출에 나선다. 앞서 게임사 위메이드도 사우디 투자부와 MOU를 체결하고 게임·블록체인 분야 협력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국내 대표 IT(정보기술)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사우디 관광 활성화' 사업 벌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관광청 관계자들은 이날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방문해 사우디 관광 활성화를 위한 모바일 인프라 구축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 관광청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최고책임자인 알하산 알다바그, 최고기술책임자(CTO) 춘 쿽 등이 참석했다.

카카오는 신민균 전략기획그룹장을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조한규 대외협력실장과 김선중 전략지원실장,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김재현 카오너사업실장, 카카오페이에선 신호철 결제그룹장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선 카카오 공동체가 선도해온 웹툰, 음악 등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현황을 비롯해 테크핀, 모빌리티,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분야의 주요 사업 등을 소개하고 협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카카오페이를 통한 사우디 관광객의 결제 시스템 구축, 카카오T를 활용한 사우디 내 카헤일링(차량호출) 및 차량 관제 시스템 인프라 고도화, 카카오톡을 활용한 현지 맞춤형 정보 공유 플랫폼 개발 및 비즈니스 지원 등을 모색했다.

인구 절반이 30대 이하인 사우디의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K팝'을 비롯한 K-콘텐츠에 대한 열기가 높은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지식재산권(IP) 사업과 연계해 양국 문화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는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카카오는 이번 논의를 시작으로 사우디 전반의 IT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현지 관광 비즈니스 활성화와 문화 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춘 쿽 사우디 관광청 CTO는 "사우디 관광 산업은 국가가 육성하고 있는 전략 산업인 만큼, 사우디 전반의 관광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카카오는 최첨단 IT 환경에 익숙한 한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크핀, 모빌리티, 콘텐츠까지 다양한 분야에 IT기술이 집약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을 통해 양국의 관광이 활성화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카카오페이 신호철 결제그룹장, 카카오모빌리티 김재현 카오너사업실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조한규 대외협력실장, 카카오 신민균 전략기획그룹장,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기술책임자 춘 쿽 (Choon Quek), 최고책임자 알하산 알다바그(Alhasan Aldabbagh)./사진=카카오 제공

네이버·위메이드도…사우디 영향력 높이는 'K-기업'

카카오에 앞서 네이버와 위메이드도 사우디 정부와 사업 협력을 예고하고 나서는 등 국내 대표적 IT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란 평가다.

지난 3월 말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투자부와 사우디 국가 차원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 사업 관련 MOU(업무협약)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체결했다.

양측은 앞으로 사우디인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구축 등 국가 단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포괄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도시 단위의 시뮬레이션과 모니터링을 위해 네이버의 인공지능(AI)·로봇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 솔루션을 활용하거나,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가 제공할 '슈퍼 앱'(가칭)도 네이버의 초대규모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네옴시티' 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시장이다.

이런 세계적 경쟁 상황에서 네이버가 선택받은 것은 선행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 덕이라고 회사 측은 자평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도 지난달 사우디 투자부와 MOU를 체결하고 게임·블록체인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OU에 따라 사우디 투자부는 위메이드의 사우디 현지 사업 활동에 다양한 서비스 및 주요 기업과 네트워킹 등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 투자부는 각종 투자 유치 기회를 위메이드에 공유하고, 위메이드는 이를 활용해 현지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선순환 구조도 도모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 새비 게임스 그룹 자회사 'Nine66'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게임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양성, 교육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 투자부 관계자는 "게임과 e스포츠의 허브가 되겠다는 국가적 전략을 실현하는데 있어 진전을 이뤘다"며 "위메이드와 현지 전략적 파트너들의 네트워킹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무역 구조도 바꿀까

그동안 사우디의 한국 투자는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사우디가 한국 대상으로 직접 투자한 규모는 누적 기준 20억6600억달러로 집계된다. 전체 외국인 투자금액의 0.51%다.

한국의 사우디 대상 투자는 2015년 13억80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저유가 시대를 맞이하며 점차 감소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2021년에는 5100만달러에 그쳤다.

이런 까닭에 잇따르는 국내 IT 기업들의 기술 수출이 한국과 사우디의 무역 구조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사우디 상대 수출 상위품목은 △수송기계 △석유화학 △철강 △산업기계 △전기기기 △기초산업기계 △무기류 △고무 △정밀화학 △전자부품 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8월의 경우 석유화학·철강·산업기계·무기류 품목 수출이 전년대비 7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과 함께 화장품·즉석 식품 수출도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우디 정부는 천문학적 금액이라 할 수 있는 5000억달러(약 656조5000억원) 규모 신도시 구축 프로젝트인 '네옴시티'를 진행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의 경제구조에서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 산업 수준을 높이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추가적인 사업 수주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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