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투자한 자회사와 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빗썸이 자본 100%를 출자해 만든 빗썸시스템즈가 설립 1년만에 폐업했다. 설립 초기만 해도 빗썸은 빗썸시스템즈가 블록체인과 거래소 기술 개발 등 전문 IT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빗썸의 미래 수익원이 될 것으로 자신했지만, 업황 부진과 수익성 문제 등으로 최근 법인을 청산했다.
플랫폼 전문가 유희남 대표를 주축으로 빗썸 출신 권수현, 금현식 이사 등이 합류해 거래 플랫폼 개발·판매에 주력했던 빗썸시스템즈는 지난해 3억원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빗썸 측은 폐업 이유에 대해 “대내외적 시장 상황에 따라 빗썸 거래소 사업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경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덴트 관계사 버킷스튜디오와 함께 설립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빗썸라이브도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휴업 중으로 사실상 사업을 접은 것으로 파악된다. 빗썸라이브는 지난해 약 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지난 2021년 이 회사에 60억원을 투자해 지분 37.5%를 소유한 빗썸은 투자금 전액을 지분법손실로 반영한 상태다.
빗썸라이브에도 빗썸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 당시 빗썸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한성희 상무가 부사장 직급으로 CEO를 지냈다가 지난해 사임했으며, 빗썸 조현식 부사장은 여전이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빗썸메타 1년 넘도록 앱 미출시..."시장 상황 안좋아"
계열사 중 가장 많은 170억원을 투자받은 빗썸메타도 설립 1년이 넘도록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빗썸메타는 NFT마켓과 메타버스를 주력 사업으로 추진 중이며 조현식 빗썸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또 문선일, 조신근 이사 등 빗썸 출신이 다수 재직 중이다.
빗썸메타의 NFT마켓 '네모마켓'은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8월 PC와 모바일 웹 버전 론칭 이후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지만 눈에 띄는 서비스 개선이나 신규서비스는 보이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에 NFT 매매 건이 이따금 올라오고 있지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메타버스 플랫폼 '네모월드'도 아직 서비스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70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 초에는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SK스퀘어 등으로부터 투자금 9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로똔다, 메타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환경이 좋지 않아 거래소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