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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불안한 제4이통사…정부 "시간 걸릴 것"

  • 2024.02.05(월) 16:56

재정능력 검증 없어 시작부터 우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TF 만들 것"

28㎓ 주파수를 할당받은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재무 능력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낙찰가와 수천억원에 달하는 설비 구축비용을 감당하기에 자금조달 능력이 충분치 않다며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의 망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지원할 예정이다.

"정책자금 지원, 사업자 노력 있어야 가능"

김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기획과장은 5일 오전 서울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이번 경매 결과는 사업자들이 경매에 참여할 때 밀봉입찰까지 고려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사업성과 재무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스테이지파이브와 신한투자증권, 카이스트, 연세의료원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서 진행된 5G(5세대) 28㎓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원을 제시해 경쟁자인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업계에서는 사업성이 낮은 28㎓ 주파수 경매 낙찰가를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는데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에 경매가 외에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지국 구축 비용, 마케팅비와 사업비용까지 자본금이 넉넉지 않은 중소사업자인 스테이지파이브가 감당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알뜰폰(MVNO)사업자인 스테이지파이브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131억원에 불과하다.

과기정통부는 28㎓ 주파수 경매에서 컨소시엄 주관사인 스테이지파이브의 재무건전성을 별도로 평가하지 않았다. 더 많은 사업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기간통신사업자 신규 진입제도를 지난 2019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에 참가한 신한투자증권이 있지만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모양이 될 수밖에 없다. 과기부는 전파법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적격 검토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재무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독특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스테이지엑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통신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에 4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중간에 사업을 포기할 경우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먹튀'논란이 나왔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산업은행에서 재무, 담보 평가를 거쳐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건 다 마련하겠지만, 사업자의 노력도 어느정도 있어야 정책자금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 김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기획과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TF 운영…"시장안착, 최선 다할 것"

과기정통부는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신규사업자를 위한 5G 28㎓ TF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대표적 사업자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구글, 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원 단말기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5G 28㎓ 주파수를 사용하는 단말기 공급과 관련해서는 정보통신상업정책관과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다. 하준홍 주파수정책과장은 "신규사업자가 희망하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다면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애플 등 해외 제조사를 만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스테이지엑스는 클라우드 코어망과 기존 통신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로밍을 통해 전국을 커버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로밍 제도에 대한 고시를 마련하기 위해 제도반을 운영해왔으며, 대략적으로 고시 마련을 마친 상황이다. 

스테이지엑스가 기존 통신3사가 중저대역 3.5㎓ 등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과장은 "충분한 사업성, 품질제공, 이용자편익제고가 갖춰지면 스테이지엑스가 사업성을 확보한 이후 희망에 따라 중저대역 주파수 공급에 대해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통신정책관은 "제4이동통신사가 시장에 안착해 우리가 원하는 메기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빨리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3개월 내에 법인설립등기를 마치고 경매가인 4301억원의 10%를 납부해야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이 완료된다. 등록하고 난 후 1년 내에는 사업을 개시해야 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오는 7일 미디어데이를 열고 제4이통사로써 사업 전략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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