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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열풍에 '미용시장'이 뜨는 이유

  • 2024.06.03(월) 06:00

비만약 복용 환자, 미용시술 찾는 경향 높아
급격한 체중감량 따른 부작용 등 때문
대웅제약·LG화학 등 국내업체 수혜 기대

전 세계에 부는 비만약 열풍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필러 등의 의료 미용시장으로 번질지 관심을 모은다. 비만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의 미용시술 수요가 높기 때문으로 관련 국내 기업이 직간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니덤이 최근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GLP-1(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의 비만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 사람 중 62%가 비만약 처방 후 미용시술을 찾는 경향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GLP-1은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위 배출 속도를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GLP-1 계열 약물인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약 45억달러(6조2000억원)을 거둔 바 있다.

비만약을 복용한 이들이 미용시술을 찾는 이유는 비만약 처방 후 살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피부가 처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작용은 비만약으로 주로 쓰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약물인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의 이름을 따서 '오젬픽 페이스'로 불린다.

아울러 비만약 복용으로 체중이 감소한 사람들이 외모에 이전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미용시술 수요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위고비로 시작한 비만약 붐은 최근 이보다 체중감량 효능이 우수한 약물이 나오면서 더욱 달궈지고 있다.

임상에서 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났던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젭바운드(티제파타이드)'는 올해 1분기 매출액 5억1740만달러(7000억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는 젭바운드의 연간 예상 매출액이 22억달러(2조7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비만약 시장이 올해부터 연평균 31.5% 성장해 2030년 772억4000만달러(104조7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톡스, 필러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특히 위고비 등의 비만약이 상륙하지 않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현재 미국 보톡스 시장에 진입한 국내 기업은 대웅제약과 휴젤 두 곳이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휴젤의 '레티보'는 최근 허가를 받아 오는 하반기 중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필러의 경우 아직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국내 제품이 없는 가운데 LG화학과 메디톡스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화학의 히알루론산 성분의 필러 '이브아르'는 지난 1월 북미지역인 캐나다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이를 포함한 중국, 독일 등 30여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메디톡스의 '뉴라미스'는 이브아르와 같은 성분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그리스 등의 국가에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최근 미용시장은 비만약뿐만 아니라 사용연령층이 낮아지는 등의 요인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미용시장은 2023년 1271억달러(175조9500억원)에서 연평균 14.9% 성장해 2030년 3321억달러(459조7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용시장은 최근 시술을 받는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라며 "비만약을 복용하는 이들이 미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수록 관련 국내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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